문화특구를 향한 점진적 시도

 새해가 밝았다던지, 특별한 날을 맞으면 방송국 카메라맨들은 으례 거리 표정들을 담아내서 표현하고자 한다. 거리에는 사람들의 기분과 의식 등이 그대로 마치 거울에 비추듯이 보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학이라는 또 하나의 특수한 집단이 가지는 여러 가지 문화 중 대학로 문화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그때 대학생들의 전반적 문화의식을 대변하기도 하고, 역으로 그 거리 문화가 학생들의 의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오는 5일에는 새동네 거리에서 ‘궁동 상인협의회 창립총회 및 새동네 청년문화특구 거리문화 한마당’ 이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93년 한차례 실시된 바 있었던 이 행사는 94년 관광특구 지정 이후 교육환경 유해를 외치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입장과 상업적 이권만을 생각하는 상인들의 의견 대립으로 맥이 끊겼었다.
 그러던 중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한다.
 “이제는 단지 관광특구 폐지만을 외칠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무언가를 다시 정립하고 실천해 나가야죠. 그래서 저희 총학생회에서는 ‘청년문화특구’라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라고 총학생회 사무국장 정우철(영문ㆍ4) 군은 말한다.
 이번 행사는 늦은 5시부터 10시 30분까지 주민, 학생, 상인들의 참여로 진행될 예정이다.
 식전행사로서 궁동 상인연합회의 창립총회가 있고, 흥을 돋구기 위해 우리학교 풍물패의 개막 길놀이와 고사 및 현관식이 치루어지며 탈반의 사자춤도 선보일 예정이다. 1부 본행사로 들어가서는 플레임즈의 축하공연과 여러 사람들의 인사와 소개가 있고, 가장 큰 행사인 2부에서는 가족노래 한마당이 펼쳐진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시민학생 대동놀이 한마당으로서 들꽃소리의 공연이 있을 것이다.
 행사를 주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정군은 “새동네 문제를 풀어나가는데는 점진적인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단지 관광특구 폐지만을 외칠 때가 아니라고 본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써 무언가를 다시 정립하고 실천해 나가기 위해서 총학생회에서는 '청년문화특구'라는 대안을 마련하였다."

"이번 같은 행사를 통해 새동네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자주 접촉하는 기회를 마련해서 조금씩 해결점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라며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상인연합회쪽 주최를 맡고 있는 조철희<궁동상인협의회ㆍ사무장>씨는 “솔직히 우리는 학생들을 소비의 주체로 판단하고 있고, 학생들도 교육환경에 관한한 우리들의 협조를 필요로 하고있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좋은 문화, 바람직한 문화촌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한다면 앞으로 서로에게 건설적인 일이 될것이다.” 라는 의견을 밝혔다.
 새동네는 단순히 우리는 소비자가 되고 상인들은 판매자가 되는 곳만이 아님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곳은 우리 학생들의 대다수가, 그리고 주민들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 되는 곳이다. 이번 거리문화제가 의의를 갖는 것도 이런 점들로 충분히 중요한 한 몫을 담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옛 말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동안 외부의 탄압이라 여길 수 있는 관광특구 문제에 민감해져서 그들과 긴장감의 팽배속에 아슬아슬함을 유지해 왔었다. 그래서 공존해서는 안되는 관계로 인식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흩어질 때가 아니다. 뭉쳐야한다. 그래서 더 나은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아직은 이상적 관계를 이루기 위한 한 발자씩의 걸음마를 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육미진 기자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