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소프트 C# 개발팀장 박민관(전자ㆍ91 학번) 동문

 시애틀 교외 Redmond에서 만난 광대한 컴퓨터 제국, Microsoft 본사. 41번 빌딩에 들어서자 누군가 “충남대에서 오셨죠?”라며 반갑게 취재팀을 맞이한다. 이내 말끔한 회의실로 안내한 박민관 동문은 그와 컴퓨터의 첫 만남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로봇을 만들던 전자공학과 학생의 반올림 C#
 “처음 접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컴퓨터는 제 취미가 되었죠. 하지만 이쪽에서 일을 할 생각은 없었어요. 컴퓨터는 그저 나의 즐거운 취미였으니까” 예상과 다른 답변에서 원래 그의 꿈이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다. “전자공학과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인데, 막상 로봇을 만들어 보니 잘 안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평소 관심이 많았던 소프트웨어 분야로 눈을 돌렸다는 박 동문. 3~4학년 재학 당시 낮에는 공부, 저녁에는 회사의 인턴으로 꾸준히 일했다. 이후 방송사나 HP 등 합격된 곳은 많았지만, 다른 곳의 절반에 가까운 임금을 받으면서도 Microsoft를 선택해 한국에서 2년간 근무하다 본사로 옮겨갔다.
 현재 박 동문의 팀이 만드는 C#은 컴퓨터의 다양한 언어 중 하나로 C++의 다음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박 동문은 덧붙여 “음악을 좋아하는 사업팀 부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 의미에서 반올림#을 붙였다는 말도 있어요”라고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컴퓨터를 잘 안다는 사람 중에서도 이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 팀 인원도 60여명이 전부라고.

 학부 때 못해 지금도 아쉬운 건 ‘토론’
 언어가 다른 사람들과 한 팀이 되어 일하면서 박 동문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언어장벽을 넘어선 토론의 중요성이다. “이 분야 사람들이 하는 일은 결국 아이디어를 파는 일인데, 이때 아이디어를 상품화 하는 수단은 언어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가치에 맞게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죠. 이 부분에서 한국의 IT산업은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상품화하는 표현력이 부족해 아쉽습니다”. 때문에 C#팀에서 일하기 전,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도 담당했던 박 동문은 자신의 의견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평가의 기준이 된다고 조언한다.
 “면접에서 1:1로 6명의 직원과 인터뷰 하면서 일부러 상황을 설정합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죠. 답을 내는 것 보다 답에 다가가는 방법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에요. 이때 답에 가까워지기 위해선 질문이 필수인데, 우리 후배들도 질문에 있어 능동적이길 바랍니다”. 알고 보니 우리학교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던 박 동문. 질문이 없던 후배들의 모습에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또한 그는 한국과 Microsoft 본사 간 근무환경의 차이로 평등한 조직과 능력위주의 진급을 꼽았다. 덕분에 빌 게이츠와 대화할 기회도 있었다는데, “지금 생각해도 제가 참 엉뚱한 질문을 했던 것 같아요”라며 당시를 회상한다. 빌 게이츠의 자서전 ‘미래로 가는 길‘을 읽고 궁금했던 점을 물어본다는 것이 “속도광이라면 대체 몇 마일까지 밟아봤느냐”는 질문이었기 때문. “2백마일(약 3백20km)이라고 흔쾌히 답해줬지만, 그 사람도 속으론 황당했겠죠”라며 웃는다.

 취업을 앞둔 후배들에게 주는 Tip
 지금 한국의 상황은 자세히 모르지만 청년들의 취업이 좋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자리가 없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조건을 따져 입사를 꺼리지 말고 임금이 적더라도 신념에 맞는 곳을 찾길 바랍니다. 저 역시 남들의 절반을 받았지만 Microsoft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특히 입사 면접을 볼 때 기죽지 마세요. 면접은 회사에 나를 파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내가 회사를 사는 의미도 되기 때문이에요. 그들이 함께 일할 사람을 골라내듯 여러분도 면접에서 회사를 유심히 살펴보고 내가 일하고 싶은 곳을 당당히 선택하길 바랍니다.

이정아기자 ayersrock@cnu.ac.kr


              박민관 동문 E-mail : mkpark@micros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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