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함께 춤 추실래요?"

 

 정문 앞 ‘또다른 세상’ 라붐. 건물 지하의 어두운 무대에서 조명 빛을 반사시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색다른 멋의 벽을 따라 몇 발작 더 다가가려니 어느새 빠른 음악과 춤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대학생 살사 동호회 ‘스커드’의 공간인 ‘라붐’에 들어선 느낌은 그랬다. 마치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처럼,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라붐에서 만난 우리학교 유새롬(철학·2)양과 임정미(경영·4)양, 그들도 처음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살사에서 자유를 느낀다.
 쿠바에서 전래된 춤 살사는 8박자를 기본으로 하는 정렬적인 라틴댄스 중 하나. 그들은 “살사는 다른 춤에 비해 정형화된 것이 적고 그러다보니 음악에 맞춰 다른 춤들도 쉽게 흡수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을 더한다.
 유새롬 양은 “춤은 몸을 움직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난다”며 “혼자 막 추는 것보다 둘이서 추니까 더 재밌고 정신적으로도 좋다”고 말한다. 임정미양 또한 “춤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며 “운동도 되고 건강에도 좋다”고 덧붙인다. 춤에 대해 이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이 좋은 걸 왜 안하고 있었나’ 싶다.

 춤이 사람을 만났을 때
 이곳은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온 사람이 가르치는 품앗이 시스템이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항상 오픈마인드’로 사람을 대한단다. 그들이 여기서 얻는 것 중 제일로 꼽는 것 역시 사람.
 그들은 “다른 대학과 연합해서 배우다보니 많은 사람을 사귀게 된다”며 “직장인 살사 동호회인 ‘푸에고’분들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춤으로 만날 수 있다”고 전한다. 그렇게 만나는 사람에는 선생님, 일반 직장인, 외국인도 적지 않다. 정미 양은 “심지어 학교 교수님과 조교님도 종종 오신다”며 “실제로 스승님을 만난 사례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살사 동호회의 파티에 춤추러 가기도 하면서 많은 만남을 갖게 된단다.
 
 제 취미요? 살사입니다!
 새롬 양은 “대학생활에 뭐하나 제대로 했다”며 “어디 가서 자신 있게 취미를 말할 수 있어 좋고, 외국에서도 살사 하나로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자랑한다. 이들은 하나 같이 살사를 통해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새롬 양은 “처음에는 춤을 안 추다가 갑자기 추려니 걱정이 많았다”며 어려웠던 때를 떠올린다. 정미양은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5명 빼고 다 몸치 박치였어요”라며 웃는다. 그들의 말만 따라 ‘정말 회복 불가능할 것 같은’ 사람도 이곳에서 춤추다 보면 욕심이 나고 그러다보면 실력이 늘고 자신감도 늘더란다.
 새롬 양은 작년 7월부터, 정미 양은 2년 전 5월부터 살사를 배웠다. 그래서인지 오랫동안 춤을 즐기고 있는 이들에게서 한가득 충전된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들은 또 “우리끼리 공연 때 입는 의상을 ‘땡큐복’이라고 하는데, 춤을 즐기는 마인드에 이 옷까지 더해지면 자신감은 배가된다”고 말한다.

 인터뷰가 끝나고 한껏 춤을 추는 그들의 모습, 춤추는 내내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취업에 시달리는 요즘 대학생들에게서 저렇게 환한 웃음을 언제 보았던가 싶다. 빠른 음악, 신나는 몸짓 하나하나에 젊음의 활기가 배어난다. 오늘은 카메라도 함께 춤추느라 정신이 없다.
 
주무늬 객원기자 snowmoony@cnu.ac.kr
사진 - 진희정기자 swhj@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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