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학교사 장병천(물리·4)군을 만나

  학교를 걸어가다 보면 ‘거북이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볼 수있다. 야학교를 모집한다는 광고이다.
  요즘엔 야학교사를 하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 아니, “아직도 야학이 있어요”라고 묻는 대학생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 1년째 야학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 장병천(물리·4)군이 있다.
  야학에서는 하는 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부탁하자 “아직 1년 밖에 안됐는데 제가 뭘 아나요?” 하면서 웃던 그는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야학에는 생활야학, 검시야학이 있다고 한다. 생활야학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양을 배우는 것이고, 검시약학에서는 말 그대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것이다. 야학도 교장, 교감, 교무 선생님 등 일반학교의 체제와 다름없이 운영되는 단체였다.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 텐데 계속하는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사람 살아가는 것을 배울 수 있어 재매있다”고 말했다. 한글도 모르던 분이 한글 수업 후 편지를 써올 때나 수업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면 이 일에 아주 보람을 느낀다고. “가르치면서 답답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분들이 알아 가는 모습을 볼 정말 뿌듯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냐고 묻자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 “기억에 남는 사람이 많다. 어떤 특별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기보다 그 마음이 기억에 남는다”며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서 작은 손길 하나에 따뜻함을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 그는 속옷이 땀으로 젖을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더 어색하다고. 야학교사 생활 후 그는 학교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내성적인 성격도 바뀌고 “이제는 수업도 열심히 들어요”라며 교수님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지식만 전달해 주는 교사는 되고 싶지 않다. 내가 그들에게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고 느낄 때까지 하고 싶다”는 그의 말과 표정에서 학생들을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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