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충대인 입니다"

 

상단의 사진은 간담회를 진행한 충대신문 김대진, 이지영기자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함 께 찍은 기념사진이다. 총 6명의 유학생들이 이날 간담회에 참여했다.

                

 

 

 

 

 

 

 

 

                 

 

 

 

 

 

 

 

 

            

 

 

 

 

 

 

 

 

위에서 오른쪽으로 몽골출신의 투글투르 <무역ㆍ2>, 베트남 출신의 찬티프엉지 <무역ㆍ2>, 터키출신의 시나씨<정치외교ㆍ2>, 중국출신의 풍수금<일어일문ㆍ2>, 태국출신의 쭈타맛분추 <국문ㆍ박사과정>, 베트남 출신의 트란만흥<약학ㆍ박사과정>

6인6색 다양한 색깔을 자랑하다

 지난 3일 충대신문 편집국에서는 유쾌한 모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저녁 7시가 가까워 오면서 여기저기서 모여들기 시작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여기 ‘충대인’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6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있다.
 투글투르(무역·2), 친티프엉지(무역·2), 시나씨(정치외교·2), 풍수금(일어일문·2), 쭈타맛분추(국어국문학·박사과정), 트라만흥(약학·박사과정). 이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 만난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대하는 것처럼 그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경험을 많이 해서 이제는 익숙하다는 그들을 향해  말을 걸었다.
- 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까요?
투굴투르(이하 투굴)
: 스무살이고 몽골에서 왔습니다.
시나씨 : 제 이름은 시나씨 알파고, 터키 사람입니다.
풍수금 : 풍수금입니다. 중국에서 왔어요.
쭈타맛 분추(이하 쭈타맛) : 스물 여섯 살이고 태국에서 왔습니다.
트란만 흥(이하 트란만) : 베트남 학생이며 약학과 박사과정에 있습니다. 한국말을 잘 못하니 천천히 말씀해 주세요.
찬티프엉지(이하 찬) : 찬티프엉지입니다. 베트남에서 왔습니다.

 #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한국에 도착
 인터뷰를 기획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 과연 무슨 말을 나눌 수 있을지 불안했다. 그들의 말을 못 알아들을 것 같아 걱정이 됐다. 그런데 막상 이들은 한국어 실력이매우 우수했다. 한국인이라고 생각될 만큼 그들이 말하는 한국어는 전혀 낯설지 않았다.
   - 다들 한국엔 어떻게 오시게 됐나요?
투굴
: 아버지가 한국을 좋아하세요. 게다가 아버지 친구들이 한국에 많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으로 오게 되었죠. 어렸을 때부터 한국 영화나 노래를 듣게 된 것도 한 몫 해요.
시나씨 : 동북아시아 나라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2004년 열린 한국과 터키의 우정경기가 있지 않았나요. 그 때 한국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형제나라 아닌가요. 그해 한국에 바로 왔어요.
풍수금 : 한의사 집안입니다. 게다가 대련(중국 동북부 지역에 위치함)에는 한국 환자나 일본 사람이 많이 있어요. 이 사람들을 위해 한의원을 차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게 되었죠. 이제 한국에 온지 한 2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쭈타맛 : 졸업하고 일하기 싫어서 여기 왔어요.(좌중 웃음) 아무래도 한국 친구를 많이 사귀다 보니까 저절로 한국에 눌러 앉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박사과정도 한국어로 받고 있는 거겠죠?
 -  한국어는 언제부터 배웠나요?
모두 : 한국에 도착하자마자요~! (웃음)
시나씨 : 빨리빨리를 가장 먼저 배운 것 같아요. 공항에서 아줌마들이 ‘빨리빨리’하는데 …
투굴 : 1년 전에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봐서 안녕하세요랑 사랑해요만 알았었는데 어느새 금방 늘게 되었습니다.
풍수금 : 투굴에게 여친이 있는게 틀림없어. 여친이 …
시나씨 : 맞아, 맞아.

 # 좌충우돌 학교 생활
 - 수강신청은 어렵지 않았나요?
: 너무 힘들었어요.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성적 잘 주는 교수는 누군지, 어느 과목을 먼저 들어야 하는지 잘 몰라서 많이 헤맸어요.
투굴 : 맞아요. 그런 문제가 있어요.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처음에 못하니까 앞으로도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어요.
쭈타맛 : 난 다 알려줬는데, 박사과정이라서 그런지 별로 힘든 건 없었어요.
트란만 : 나도 그래요. 박사과정엔 전공 과목이 두 개라서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고 불편한 걸로 따지자면 이들에게 수업시간도 만만치 않았으리라. 역시나 질문이 나오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수업시간엔 어때요?

시나씨 : 가끔 교수님이 칠판에 쓴 거 보면 저게 한자인지 한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한국어도 공부하기 어려웠는데 한자까지 공부하려니 정말 죽을 맛이에요. 풍수금은 중국에서 와서 그나마 편하지 않나요?
풍수금 : 내가 일어일문과에 있는데, 교수님이 한자를 쓰면 안 된다고 했어요. 내가 중국인이라 한자를 많이 알죠. 일본어에도 한문이 쓰이는데, 그래서 난 일본어 발음을 써요.
쭈타맛 : 우리 교수님은 사투리를 쓰시는데 알아듣기 힘들어요.
투굴 : 매일 매일이 번역의 연속이에요. 교수님 수업 듣고 집에 와선 교과서 번역하고, 가끔 내가 통역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될 때가 있어요. 이건 아닌데 말이죠...
쭈타맛 : 그래도 그 정도면 한국어 매우 잘 하는 거에요. 힘내요!!
시나씨 : 말하는 것과 쓰는 것은 정말 달라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좌가 교양 과목으로 개설되면 좋겠어요.
모두 : 그러면 정말 좋지요. 한국어도 배우고 학점도 따고, 일석이조 아닌가요?
그래도 아직은 한국어가 낯선 모양이다. 이렇게 말 하는걸 보면 수업에도 별 무리가 없는 것 처럼 보이는데, 우리가 영어를 말하는 것과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 나도 ‘충대생’이라구요
 - 학교 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나요?
묘하게 이 질문에 다들 숙연해졌다.
투굴 : 과제와 공부에 치여 사느라 정신이 없어요. 친구들이 놀러가자고 해도 선뜻 나서지 못합니다.
쭈타맛 : 나도 친구들 많이 사귀어서 영화도 보러 가고 싶은데 좀처럼 권유해주지 않아요.
: 맞아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국인들은 둘이서만 어울려 다니는 것 같아요. 가까이 가기 매우 어려워요.
시나씨 : 가끔 우리는 동물원에 있는 사자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어요. 가까이 다가오려다가 다시 멀어지는… 난 정말 가깝게 지내고 싶은데.

 다가올 듯 하면서 다가오지 않는 학우들에게 서운함을 많이 느꼈나보다. 이들도 우리와 같이 배우는 충대생인데 너무 멀게만 느끼고 있는 건 아닌지.

투굴 : 말 걸어오면 우리 정말 좋아요. 절대 싫지 않아요. 적극적으로 대쉬해 줘요!
모두 : 학생들이 우릴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학교에는 총 6백 6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살고 있다. 이 학생들과 우리가 하나 되는 그 날까지 파이팅!
 
글/ 이지영기자 ezrz@cnu.ac.kr
사진/ 진희정 기자 swhj@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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