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학과 99학번 송승민후배와 93학번 신동혁 선배

  겨울의 문턱에 서 있는 11월, 특별한 인연을 만들기 위한 여정이 시작 된다. “인물면에 ‘후배, 선배를 만나다’ 라는 코너가 있는데요...” 인터뷰 요청을 하면서 거절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는 달리 선배, 후배 모두 흔쾌히 승낙한다.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두사람의 목소리가 유쾌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운 좋게도 선배와 후배는 이미 잘 아는 사이라며 엊그제도 만났단다. 아침공기를 마시며 선배가 일하는 카톨릭 사회복지 관으로 향한다.

 후배: 어떤일을 하고 있나요?
 선배: 대전지역에 있는 사회복지시설들의 관리를 하고 있어. 진급하기 전에는 사회복지실무를 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총무 쪽 일을 하지. 워낙 많은 일을 하다 보니까 한마디로 말하기가 어려워. 시설지원업무, 소년소녀가장 결손가정돕기, 결식아동지원사업, 전산업무 등 모든 일을 하는 것 같은데 또 아닌거 같기도 하고, 딱 떨어지는 파트보다 중첩되는 일이 많아서.(하하)

 후배: 직업상 남다른 목적을 가지고 일하실거 같은데...
 선배: 그 부분은 죽을 때가지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 난 항상 모든 일을 대할 때 ‘절벽 끝에 서있다’라는 기분으로 하지. 내 뒤에는 절벽이 있는거야, 그래서 현실에 최선을 다하지. 작은거 하나에도 말이야. ‘모두가 불편함 없이 잘 사는 사회’ 이것이 내 최종목표야.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부름을 받을 수 있게 끔 살고 싶단다. 또 나중에 누구나 눈물을 흘릴만한 책을 써보고도 싶다며 선배의 인생 설계도를 잠시 내비추어 주신다.

 후배: 일하면서 가장 보람될 때는 언제인가요?
 선배: 내가 해놓은 작은 결과물로 인해 이웃들에게 ‘고맙다’ 란 인사를 들을 때면 기뻐. 사람 관계 속에서 행복도 느끼고... 왜 가끔 일이 잘 안 풀릴 때가 있잖아. 그럴 때는 그냥 과감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 계속 그것에 억매이면 다음에 더 잘 할 수가 없잖아.

요즘에는 주어진 일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학교 다닐 때처럼 열정을 분출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며, 그래도 끝까지 열정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는 선배님의 모습에서 카우보이의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후배: 대학시절에는 어떻게 보내셨어요?
 선배: 우리 땐 재밌었지, 학과제 였거든. 애들이 공동체 의식도 높아서 단합도 잘되고. 참 나는 군대 갔다오고 나서 사회복지과로 전과를 했어. 신부님이 되려던 동기도 있었고 앞으로 내 인생의 목적과 연결되는 부분도 많았지.. 4학년 때 과학생회장을 맡아 하면서 정말 행복했어. 내 기력을 소진하면서까지 열심히 했던 일이라 가장 기억에 남고... 학창시절에 그런 일 하나씩은 있어야지 않겠어?(웃음)

후배도 지금 현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터라 선배에게 여러 고민들을 술술 풀어 놓는다. 선배를 닮아 가려고 노력 중이라는 후배에게 선배는 아주 잘 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섬기는 자가되자’ 자신이 학생회장을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을 후배에게 말해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후배: 학과가 정체되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 재학생들의 역량도 정체되어 있는 것 같고, 선배님이 느끼기에는 예전과 많이 다른가요?
 선배: 그건 누구나 어느 곳이나 다 느끼는 고민인 것 같아.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 작은 것이지만 분명히 발전하고 있을꺼야. 지금 우리 학교 후배들 아주 잘 해나가고 있어. 대전 충남 지역에서 제일 풀륭하다고.(하하) 전통도 잘 이어가고 과와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고... 분명히 발전하고 있을꺼야. 지금당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후배: 사회복지사에게 꼭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선배: 후배들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건 4년동안 보고 배우며 착실하게 키워나간 사회복지학과의 마음과 열정이라고 생각해. 요즘에 현실과의 타협으로 모두 공무원이 되길 원하는 후배들이 많잖아. 그런 것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일했으면 좋겠어. 일을 하면서 자부심도 느끼고 힘들더라도 투정보다는 좋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 정도.

  자신의 추억이 그리워 학교를 찾는 선배 보다는 후배들의 옆에서 고민을 함께 해주고 도와주는 힘이 되는 선배가 되려고 노력 중이라며 후배들에게 그러기를 당부한다. 
  매년 그 해의 목표를 세우신다는 선배님, 금년 목표는 ‘일에도 사람에게도 모두 최선을 다하자’ 란다. 그래서 인지 인터뷰 내내 좋은 이야기를 쉴새 없이 해주신 선배님의 모습에서 내년 후배들에게 비춰질 내 모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오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손수 차에서 우산을 꺼내 건내주시면 승민이 편에 보내란다. 사이좋은 선후배의 모습에서 추운 날씨인데도 마음은 훈훈하기만 하다.

오은교수습기자  hoanh35@cnu.ac.kr
사진 이진경기자 ljg416@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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