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세상으로의 무한도전기

 

 작년부터 우리학교 국제교류원에서는 외국대학에서의 연수와 외국기업에서의 현장 인턴쉽을 경험할 수 있는‘해외 인턴쉽’을 재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벤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콜롬비아 공과대학(BCIT)에서 지난해 9월부터 약 6개월 정도 해외 인턴쉽에 참여한 우리학교 학우들(경영학과 3학년 박미애·박해리, 기계공학과 4학년 이상훈, 국제경영학과 3학년 이정훈)이 있다. 2월에 각자 귀국 한 후 개강한 캠퍼스에 다시 모인 이들을 만나보자

준비된 기회에 과감히 도전하다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4인방 해외를 뚫다’라는 글로 네 분이 학우들에게 소개 되었는데 오늘은 세 분이시네요? 
 이정훈 : 이 인터뷰 시간이 수업시간과 겹쳐서 미애가 함께 하지 못했는데 상당히 아쉬워했어요. 사실 홈페이지의 그 글은 저희도 봤는데, 해외를 뚫었다는 표현이 처음엔 참 어색했거든요. 그래도 덕분에 주변에서 알아보고 이것저것 많이들 물어보시더라고요. 
 
 해외 인턴쉽이라는게 의미 있는 도전임에도 망설여지기 마련인데 여기 세 분은 BCIT 해외 인턴쉽에 어떻게 도전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박해리 : 저 같은 경우는 외국에서 어학공부를 한 경험은 없지만 영어 회화는 꾸준히 준비해 왔거든요. 요즘 대학생들 영어에 관심 많잖아요. 그러다가 단순히 토익이나 점수를 따는 것보단 직접 부딪히면서 경험하는 게 더 좋을 거란 생각이 들던 차에 국제교류원에서 운영하는 이번 해외 인턴쉽을 알게 돼 지원했죠.
 이상훈 : 떠나기 전에 다들 어학 쪽으로 더 공부를 했지만 저는 영어공부에다가 마케팅 쪽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준비해야 했어요. BCIT 해외 인턴쉽이 비즈니스 코스라 나머지 세 사람은 전공과목이랑 관련이 있지만 전 수학공식만 외우던 공학도다 보니 불현듯 걱정이 됐거든요.
 이정훈 : 제가 우리 팀원 중에 나이가 제일 많고 어학연수 경험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희 부모님은 많이 걱정하시더라고요. 나이가 스물일곱인데 이제 졸업을 코앞에 두고 다시 휴학을 하고 인턴 과정을 한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실만하죠, 뭐. 그래도 개인적으로 욕심이 생겨서 쉽진 않았지만 과감히 결정했어요.

 기회도 준비된 사람만이 잡을 수 있는 것.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꿈꿔 보는 해외 인턴쉽에 그들이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었던 건 기회에 대한 ‘준비’라는 그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6개월, 낯선 세상과 마주하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떠난 캐나다 생활. 각자 다른 외국기업에서 현장경험을 쌓았다는데 그곳에서의 생활 좀 소개해 주세요.
 박해리 : 총 6개월 정도 인턴쉽 기간인데 2개월 정도를 브리티시 콜럼비아 공대(BCIT)에서 연수를 받고 그 후에 각자 다른 곳으로 인턴생활에 들어갔어요. 처음 두세 달은 다 같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그 후에 저랑 미애는 방을 함께 구해서 지냈고, 오빠들은 홈스테이를 했어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랑 방을 같이 써 본적이 없어서 처음엔 서먹서먹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금은 무엇보다도 좋은 동생하나 얻은 셈이잖아요. 서로 의지하면서 생각 했던 거 보단 순탄하게 지내다 온 거 같아요. 
 이상훈 : 전 회사에서 실수를 많이 했어요. ‘Photon Control Inc.’라는 회사에서 광학기술을 이용한 신상품을 테스트 하는 일을 했는데 실수 연발이었어요. 오죽하면 인턴쉽 마지막 과정에 있던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그 먼 곳에서 며칠간 가위가 눌려서 정훈이 형이 깨워주고 했다니까요.
 이정훈 : 뭐니뭐니해도 다 같이 여행 다닌 게 기억에 남지. 캐나다에 온 이상 로키산맥 한번 가봐야 하지 않겠냐며 무작정 떠났는데 13시간 넘게 운전해서 겨우 도착했어요. 인턴쉽 프로그램으로 캐나다에 간 거긴 해도 우리학교 학생들끼리 모인 거잖아요. 사실 떠나기 전까지 서로 잘 알지도 못했는데 기념이 될 만한 여행이 있어야 할 거 같아서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함께 간 그 여행이 전 기억에 많이 남아요. 

 BCIT 1기 팀을 ‘가족’으로 생각한다는 이상훈 군은 캐나다에서 끼니때마다 가족과 한국생각이 절실했단다. “정훈 형이 국을 끓여준 적이 있는데 몇 주 만에 먹었던 국이라선지 정말 맛있더라구요” 6개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그들은 그렇게 끼니를 챙겨주며 ‘가족’이 되었나 보다.

두려움 없이 거침없이 하이킥

 귀국한지 한 달 정도 됐는데 해외 인턴쉽에 참여한 자신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박해리 :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적어도 후회는 없어요. 단지 영어를 좀 못하더라도 그만큼 더 적극적으로 말도 하고 그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제 부족함은 느끼죠. 언어적인 문제를 떠나서 워낙 문화가 다르다 보니 설명하기엔 미묘하지만 생소하게 부딪히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럴수록 더 적극적으로 이것저것 물어보고 했어야 하는데 그런 면이 미약했던 거 같아서 제 자신을 평가하면 아쉬움이 조금 남죠.
                          
 마지막으로 해외 인턴쉽 경험자로서 이에 관심 있는 학우들에게 한 마디.
 이정훈 : 해외 인턴쉽은 그 학생의 영어능력이나 역량에 따라 결국 주어지는 업무가 달라져요. 국제교류원에서 운영하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저희는 학생신분으로 끌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다 끌어내 말 그대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거죠. 그런 면에서 변화를 두려워 말라고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누구든 부딪히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잖아요.

 좀 더 넓은 세상 속에 뛰어들어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를,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커갈 수 있을지를 몸소 느끼고 온 이들. 그들의 말대로 숫자에 불과한 나이에 얽매이기엔 세상은 넓고 우린 너무 젊다.

 사진/글 진희정기자 swhj@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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