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을 만나다

 

올 해 개교 55주년을 맞는 우리학교는 홍보대사로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동문을 위촉했다. 지난달 31일 늦은 5시 대학본부에서 있었던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경영학과 86학번 졸업생인 신승훈(39세)씨를 만나보았다.

 그가 떴다
 방학이라 한적하던 교내가 대학본부에 나타난 가수 신승훈씨로 인해 잠시 술렁였다. 그를 보기 위해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모인 가운데 홍보대사 위촉식이 시작됐다. “홍보대사로 봉사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힌 신승훈씨는 홍보대사 위촉을 축하하는 사람들과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사인을 해주는 친절한 모습을 보였다.
 위촉식 이후에 가진 충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모교 선배와 동문들 가운데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개교 55주년이란 뜻 깊은 해를 맞아 홍보대사로 위촉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학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홍보대사로서의 각오를 덧붙였다.

홍보대사 신승훈
 그는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한 느낌에 대해 “대학시절에 매일 다니던 곳이라서 그런지 느낌이 새롭기 보다는 정이 많이 든 곳”이라며 이번 홍보대사 위촉식 때문에 대학본부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단번에 건물을 찾았단다.
 “예전부터 홍보대사 얘기가 나왔을 때 소화해 낼 용기가 없었다”며 “말만 해 놓고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봐 걱정”이었다는 그. “하지만 이번에는 개교 55주년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학교를 위한 일이기에 결정했다”며 아직까지는 ‘홍보대사 신승훈’이라는 타이틀에 대해 머쓱함을 내비쳤다.
 학교 홍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묻자 “학교발전기금을 모으는 1두 1미 운동 활성화를 위한 콘서트를 개최해 공연 수익금에서 일부를 장학기금으로 기부할 생각”이라며 “필요하다면 학교 행사 홍보 때 제 사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해 볼 것”이란다. 

 

통기타 치며 ‘희야~’부르던 학생이 발라드의 황제로
 90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할 당시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그는 학교 내에선 이미 유명 인사였다. 우리학교 통기타 동아리 ‘팝스우리’에서도 활동하며 그는 친구들과 선후배로부터 일명 ‘희야’로 통했다. “그때 한참 이승철의 ‘희야’라는 곡이 유행이어서 그 노래를 곧잘 부르곤 했다”며 “통기타 하나 메고 경상대 근처를 지나다니면 ‘저기 희야 지나간다’고 사람들이 불렀다”는 그의 말에서 학창시절 학생 신승훈을 떠올려본다.
 “학교 다닐 땐 철이 없었던 것 같다”며 머리를 긁적이지만 그는 이미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 발라드의 황제. 가수 신승훈은 음악관련 방송 프로그램에서 최다 1위의 영예와 아시아 유일 1천 4백만장 앨범 판매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가수로서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일본의 3개 도시에서 큰 규모의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중국활동도 계획 중”이라고 밝힌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어느새 나도 전설의 86학번
 “실례지만 여기 기자학생은 몇 학번?” 06학번이라는 대답에 “아이고~ 이렇다니까”하며 웃는 그. 대학본부에 들어선지 채 반시간도 안 돼 어느새 가수 신승훈은 선배 신승훈으로 가까워져 있다.
 “내가 그 말로만 듣던 전설의 학번이구나” 라며 스무 해 아래 후배를 대하는 그는 중간 중간 농담을 던지며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인터뷰 분위기를 편하게 이끌었다. 우리학교 출신의 발라드 황제를 축제 때 볼 수 없어 아쉬웠다는 기자의 볼멘소리에 한사코 아니라며 손을 내젖는다. 그는 “어느 때부턴가 축제 때 나를 부르지 않더니 심지어 내가 직접 연락하기도 한다”며 후배들과의 사소한 오해를 푼다. “학번이 학번인지라 5,6년 선배도 아니고 해서 후배들이 어려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섭섭하다”. 서운함이  묻어나는 그의 말은 이내 “처음부터 안 될 거라 단정 짓지 말고 축제기간 전에 연락해주면 좋겠다”는 남다른 모교사랑으로 이어진다. 이번 축제 때 기대해도 되겠느냐는 물음에 “앞으로 있을 중국ㆍ일본 활동과 일정이 겹치지만 않는다면 언제든지 OK!”라며 요즘 인기 있는 시트콤 유행어를 흉내 낸다. 이런 그에게선 ‘전설의 86학번’이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잔뜩 긴장한 기자를 능숙하게 이끌어준 그는 역시 10년 이상의 방송물을 먹은 베테랑이었다. 잊지 않고 사인을 해주는 센스까지.
 후배들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07년 대동제 무대 위 신승훈의 라이브를 통해 이루어지길 바란다. 

 


글 - 진희정기자 swhj@cnu.ac.kr
사진 - 최준용 객원기자 junskyx@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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