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공상영화의 단골 소재인 미지의 세계 우주를 상상하며 누구나 한 번쯤은 어린 시절 우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져보았을 것이다.
 이제 우주인은 꿈의 대상만이 아니다. 무한하게 펼쳐진 무중력공간에 하얀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의 가슴에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그려질 날도 멀지 않았다.
 이 우주인을 뽑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실시된 ‘한국 우주인 선발’에 우주인 선발 위원회의 위원자격으로 2차 심사까지 참여한 우리학교 심리학과 이선희 교수를 만나보았다.

 처음부터 준비한 선발조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우주인 선발 시스템이 시작 됐다. 일반 선발, 우주인 임무 개발, 의료 선발 등 총 3개로 구성된 의원회 중 이 교수는 우주인의 선발 방법을 구상하고 결정하는 일반 선발 위원회의 심사위원이었다. 수학교사, 영어 전문가, 항공우주, 심리학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우주인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제시하고 우주인의 선정 기준을 개발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이 교수는 “모든 게 처음인 만큼 선발에 대한 기본 조건조차 없었다”라고 이야기 한다. 이 때문에 러시아,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우주인을 배출한 다양한 나라의 선발 조건을 참조하여 연구심사를 했단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주최로 러시아 우주인들의 세미나가 열리기도 했는데 선정 기준 개발을 위해 직접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다”는 말에서 이 교수의 남다른 열정이 느껴진다.

 우주인을 찾아 삼만리
 최종적으로 우주에 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명 뿐. 우주인이 되기 위해 1차 심사에만 모인 사람들은 무려 1만6천여명이었다. 그 중 지필검사, 달리기, 신체검사 후 3백명만이 2차 심사를 받았다. 심사는 3백명의 인원을 3개의 심사 팀으로 각각 1백명씩 나누어 체력검사, 영어능력, 일반면접, 심리검사를 거쳐 30명을 선발했다. 이중 이교수가 심사했던 일반면접은 지원자의 의사결정, 대인관계, 의사소통, 대중친화력을 보는 중요한 면접이다.

▲심리학과 이선희 교수

 이 교수는 “우선 상황면접을 보는데 5명씩 그룹을 지어 놓은 뒤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해 준다. 이후 제시 된 갈등 상황에서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을 하는데 여기서 판단을 하여 선별한다”고 선발과정을 설명한다.
 이날 우주인 선발 심사를 보기 위해 전 날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40대 교수님을 비롯하여 초등학교 교사, 대학원생, 민간 항공기 여조종사, 일반 회사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참여했단다. 이교수는 “우주인이 되려는 사람들의 열정을 보며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느꼈다”고 전하며 “우주인 선발에 직업적 특성을 따지기보다 그 사람이 과연 우주인에 맞는지에 초점을 맞추려 노력했다”고 말한다.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의견
 일반 심사위원회에도 다양한 전문가가 모인다. 신기하게도 이교수는 심사위원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심사위원은 선발전문가와 개발을 다루는 내용전문가로 나뉘는데 이중 이교수는 산업조직심리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인사 선발을 맡았다.
 “위원들의 서로 다른 사고와 시각으로 선정 기준에 관한 의견을 내놓으며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데 가끔의 의견 충돌이 생기기도 했다”며 선발과정을 설명한다. 결국에는 “하나의 목적을 갖고 모인 사람들이었기에 서로 이해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참여했던 2차심사중에 우리학교 학생들이 없었던 점이 가장 안타까웠죠”라며 아쉬움을 전한다.심리학 전공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는 그는 “세상을 더 넓게 보라, 재미일지라도 일단 도전을 해보라”고 권한다. 인터뷰가 끝나기 무섭게 또 다른 사람이 그를 찾는다.
 
 사진/글 - 최준용 객원기자 junskyx@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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