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무료로 안아드립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보았다면 그것은 호주에서 한 청년에 의해 시작된 프리허그(Free Hug)운동이 우리나라에 착륙한 것이다. 대전에서도 프리허그로 따뜻한 사랑 나누기를 실천하는 남양현(컴퓨터·4 휴학)군을 만나보았다.  

 감동! 함께 느껴요
 프리허그 동영상에 감동을 받아 시작했다는 남양현 군. “감동을 주는 일 중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어요. 프리허그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죠”라며 웃는다.
 첫번째 프리허그는 은행동에서 펼쳐졌다. “더 많은 연령층의 사람들을 만나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는 그는 지하상가를 첫번째 장소로 정했다. 첫날인 만큼 그의 가슴은 더욱 두근거렸다. 프리허그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기에 그를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 시민들도 많았다. 피켓을 들고 지하상가를 돌아다녔지만 한명밖에 따뜻한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지하상가 경비원아저씨에게 쫓겨나야 했다. 그 후 매주 토요일, 그의 따뜻한 마음 나누기는 계속 되었다. 한사람 한사람과 포옹하며 그가 “행복하세요”라는 말을 건네면 상대방 또한 “행복하세요”라는 말로 답한다.
 학교에서도 프리허그 운동을 하고 싶다는 그. 그러나 학교에서 하면 학우들이 ‘변태 아니냐’, ‘여자들을 안고 싶으니까 저런 짓을 하지’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학교에서의 프리허그는 아직 고민 중이란다.

 프리허그를 하며 그는 생각한다
 “요즘은 미디어의 발달로 하나의 이슈가 만들어지는 것도 쉬워졌다”며 “프리허그는 동영상 한편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 다르게 상업성을 띤 프리허그가 많아져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에 진정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아픔을 겪기도 한다. 
 그는 “혼자하기 창피해서 여럿이 프리허그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서로 장난치는 모습이 자칫 프리허그를 가벼워 보이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래서 남군은 “혼자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권한다. 아직 망설이는 사람에게 노하우까지 전수해주겠다는 그는 진정한 프리허그가다.
 대전에서는 거품처럼 일어난 프리허그가 아무도 모르게 가라앉아 버리지 않길 바라는 남군. 그래서 함께 매주 토요일 프리허그 이어가기를 제안한다. 남양현군은 “빨리 끓었다 금새 식어버리는 냄비가 아닌 천천히 데워졌다 천천히 식는 뚝배기 같은 프리허그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한다.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도 그 사람에게 다가가는 이도 모두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 겨울, 용기 있는 그의 한마디 “행복하세요”가 우리 마음으로 따뜻하게 다가온다.

임지은 기자 peterpa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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