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 제고, 지역민 정서반영이 중요

  지난 4일 공보처에서 2차 지역민방 신청을 마감했다. 인천, 청주, 전주, 울산 등 4개 도시의 지역민영 텔레비전방송과 수원 FM방송에 모두 20개사가 참여를 신청하여 지금 심사중이다.
  그러나 선정 심사기준과 절차의 문제점과 더불어 방송프로그램 및 전문인력 부족 등 방송 환경의 취약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현재 있는 지역독립방송인 지역 민영방송사와 지방방송도 어려움이 많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난 해 5월에 개국해 1주년이 넘은 지역민방은 어떠한가.
  7월에 방송위원회 정책연구실에서 정리한 자체제작 프로그램 편성현황을 살펴보자. 96년 5월 14일까지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의 지역민영 방송사의 자체제작 프로그램 비율은 부산방송이 30.2% 가장 높고, 대구 방송이 28.9%, 광주방송 22.3% 대전방송이 20.6%이다. 이것은 정부가 고시한 자체제작 프로그램편성 의무비율인 15%를 모두 넘는 것으로 지역민영 방송이 정착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르별로 자체제작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뉴스, 생활정보, 스포츠, 영화 등 몇몇 장르에 편중되어 있다. 이 중 뉴스, 생활정보, 스포츠 프로그램은 지역민영방송사들의 지역성 제고를 위한 노력으로, 영화는 프로그램 제작비 절감이라는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편성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는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인색이라는 원인도 작용했다.
  이상 편성의 측면에서 보면, 개국 초에 우려했던 것에 비해 전반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투자의 인색 몇몇 장르에의 편성집중,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지나친 경제성추구는 빨리 고쳐져야 할 점도 있지만 인력ㆍ기술ㆍ자본 등 모든 면에서 중앙방송사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물론 중앙방송사와 비교하면 지역방송 프로그램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지역방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지 않는 원인은 4M에 있다고 한다. 즉 예산(Money), 인력(Man power), 기자재(Machine)와 지역시간 부족(Mini hour)이다.
  이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예산과 인력부족이다. 프로그램 제작비가 적다는 것은 당장 프로그램의 질과 직결된다. 그래서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 다큐멘터리, 쇼 등은 기피하고 있다. 실제 대구방송에서 시트콤 드라마 ‘아빠는 못말려’를 시도했다가 제작비 등 여러가지 문제로 중도하차한 적이 있다.
  물량 위주의 대형오락 프로그램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지역방송사는 대담이나 정보교양물, 뉴스를 중심으로 하는 수 밖에 없다.
  또한 제작비가 적고 제작과정이 단순한 포맷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프로그램 홍보와 시청자들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여론수렴이다.
  프로그램홍보는 지역방송 자체 채널을 통한 홍보나 지역신문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으나 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애써 상품을 만들어 놓고 진열과 홍보를 하지 않으면 손님이 모이지 않을 것 아닌가. 설령 제작이 바쁘고 인력이 부족해도 홍보를 잘해야 시청자가 늘어나고 또한 그들의 알권리에 봉사하는 것이다.
  또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기 위해 옴부즈맨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컴퓨터 통신이나 무료전화, 팩스를 이용해 시청자들과 자유롭게 의견교환을 한다면 피부에 와닿고 더욱 신뢰감을 주는 지역방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받는 수용자 또한 스스로 언론활동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시민운동차원에서 모니터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지역프로그램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지역민방이 개국될 때 ‘서울 중심의 TV문화를 탈피하고,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방송문화를 창달하여 지역 발전에 기여한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이제 다매체, 다채널 시대이다.
  이 경쟁의 시대에 지금까지의 성과와 오류점을 바탕으로 하여, 급변하는 방송환경에 대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역성 제고와 지역민의 정서에 부합하는 지역민방이 정착되어 질높은 방송문화가 정립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윤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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