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농생대 상록회관 앞에서 열렸던 상록제. 소슬한 가을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 하얀 반팔만 입고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사람이 있었다. 여러분께 편안하게 다가가는 가수가 되겠다며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던진 그.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앨범 ‘Good Friend’를 들고 다가온 우리학교 학우이자 신인가수인 ‘강우’(동물자원·휴학)와 인터뷰를 가졌다.

 본명이 ‘강우’인가요?
 본래 이름은 송해춘이에요. 바다 해(海)에 봄 춘(春)을 써서 봄 바다라는 뜻이죠. 지금의 이름을 가지기까지 많은 사연이 있었어요. 잘못하면 이름이 송사리가 될 뻔 했다고요. 저희 친할아버지께서 큰아버지의 아들인 제 사촌형 이름을 송사리로 지어주려고 하셨대요. 그런데 큰아버지가 다른 이름을 쓰겠다고 하셔서 그 이름이 저에게 넘어올 뻔 했었죠. 다행히 아버지가 반대하셨어요. 하마터면 인생이 우울해질 뻔했죠.
 이름 때문에 속상해 한 적은 없어요?
 해춘, 얼마나 좋아요.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잖아요. 학창 시절 선생님들이 얼굴은 잘 기억하지 못해도 이름은 꼭 기억해줘서 얼마나 좋았는데요. 저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학교 학우이자 신인가수인 ‘강우’(동물자원·휴학)

 가수명 ‘강우’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편안할 강(康)에 벗 우(友)에요. 편안하게 다가가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 이렇게 지었어요. 제 첫 앨범이름도 ‘Good Friend’잖아요. 편안한 친구이면서 좋은 친구로 기억에 남고 싶어서요.
 어떻게 해서 가수가 되었어요?
 여동생이 우연히 신청한 오디션에서 합격했어요. 처음엔 저 몰래 신청한 여동생에게 화가 났었지만 나중엔 ‘이왕 신청한 오디션 한번 해볼까’하는 오기가 생겨 도전하게 됐죠. 오디션 후 며칠 동안 소식이 없어 떨어진 줄 알고 실망했었는데 나중에 합격전화가 와서 얼마나 좋았는지. 그때 심정이란 말로 표현하기엔 부족해요.
 원래 꿈이 가수였어요?
 원래 벌판에서 소 키우며 살고 싶었어요. 제 학부가 동물자원학부잖아요. 점수 맞춰서 생각 없이 지원한 거 아니에요. 부모님이 소를 키우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저도 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마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연습하면서 가수를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요?
 아니요. 장난으로 오디션 본 것도 아니고, 호기심으로 가수가 되겠다고 한 것도 아니에요. 연습을 하면 할수록 빨리 무대 위에 올라가고 싶어 조바심이 났어요. 덕분에 강도 높은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면서도 힘든 내색 한 번 안하고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연습을 했어요.
 주로 무슨 연습을 하나요?
 당연히 노래 연습은 기본으로 하죠. 발라드 가수다 보니 춤 연습은 많이 안 하지만 간혹 연습할 때 제가 생각 외로 몸치라 고생 좀 했어요. 요즘 가수는 노래만 잘해선 안 되니까요. 카메라 바라보는 각도도 연습하고, 말 하는 것도 연습하고… 여러 가지 배워요. 엔터테인먼트 쪽도 열심히 배우고.
 연습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진짜 외로웠어요. 고등학교 친구들도 못 만나고, 대학교 들어와서 학교생활도 제대로 못하고요. 엠티도 가고, 미팅도 하고, 정말정말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남들처럼 학교생활 못 한 게 제일 힘들고 아쉬웠어요.
 학교생활이랑 가수 활동이랑 함께 하기 힘들지 않아요?
 힘들죠. 건방지게 가수한다고 해서 학교에 안 나오는 게 아니에요. 어슬렁어슬렁 학교 나와서 이상하게 학점 맞는 것보다 확실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없다면 한 마리 토끼라도 제대로 잡아야죠. 대학 입학하고 딱 한번 수업 들은 적이 있어요. 실험 통계학이었는데, 교수님이 던지신 질문에 대답도 하고 너무 즐거웠어요. 내년에 복학하면 제대로 공부 할 생각이에요.
 오늘 학교 와서 공연한 소감이 어때요?
 떨리죠, 긴장도 되고. 아는 사람들이잖아요. 나중에 다 제 팬이 될지도 모르는데…아직 욕심인가요? 하하하. 노래 못한다고 안티 팬 되면 어떡해요. 그러니까 더욱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 맘이 생겨서 부담됐어요.

 전국 투어 콘서트도 해보고, 잠실경기장에서도 공연 해보고, 우리학교 출신인 신승훈 선배처럼 사람들 기억에도 남고 싶다는 욕심 많은 당찬 신인가수 ‘강우’. 이름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는 친구이자 가수가 되길 바란다.

이지영 기자 ezrz@cnu.ac.kr
사진- 최준용 객원기자  junsky@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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