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 드라이버
  자격증이라는 말에 처음 생각나는 한 단어. 국가고시! 운전면허증을 떠올릴 수가 있다. 또 이말을 보니 지난 겨울의 아름다운 추억이 떠오른다.
  때는 고3 겨울. 수능이 끝나고 부푼, 부푼 가슴을 안고 운전면허장을 찾아갔다. 사건은 그때부터. 필기시험 당일아침 우리엄마 왈. “너 오늘 시험이지?” 이런,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던 필기시험···.
  바로 오늘이 D─Day인 것이었다. 그것도 아침 9시 40분 시험. 포기 반으로 시험장에 들어간 나는 그 예리한 경찰들의 시선을 피할 길이 없었다. 좌절, 절망을 가슴에 안고 결과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발표가 시작된다. 수험표를 나누어 주는데 여기 저기 “합격이다!”라는 말이 들리고···.
  그러나 나의 이름은 순경누나의 입에서 불리우지 않았다. 발급이 끝났는데 받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긴장 속에서 이게 어찌 된 일인가.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날 버리지 않았다. 순경누나 왈 “지금까지 불합격자 명단이었습니다.” 기다리던 사람들의 환호성속에서 기쁨을 감추려는 음흉한 미소···. 아까 처음에 환호성을 질렀던 사람들은 불합격을 알면서도 쪽팔림을 면하려는 위장술을 썼던 것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나의 F학점 드라이브 인생은 시작되었다. 여러분 시험볼땐 능력껏 봅시다.

  남   조성현(항공우주공ㆍ1)

 이젠 말해도 될까
  푸하하하~ 이렇게 기분이 좋을수가. 호박이 넝쿨째 들어오다니. 합격자 발표를 전화번호를 누름과 함께 확인. “합격입니다” 다시 한번 확인을 하고, 난 예전에 내 옆에 앉았던 아저씨 생각이 났다.
  난 7형제 중 막내. 7월 7일 출생. 7월 7일 시험 보는 날. 컴퓨터가 없는 바람에 연습하나도 안하다가 전날 친구집으로 가 탁탁 타자 두드리는 소리를 내며 치니까, 친구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난 할수 있는데까지 치고 돌어올거야. 다음날 처음인데 어떻게 시험보는지 알고나 오자. 아주 담담했고 ‘다시 한번 손가락 연습하지 뭐’. 시험종과 함께 착석. 감독관이 지시를 하는데 처음이라 잘 되지 않아서 옆에 있는 인복이 조금 두둑하고 여유로와 보이는 아저씨한테 이것도 해달라고 부탁해서 겨우 끝마치고, 끝에도 옆에 있는 아저씨한테 “저장 방법 가르쳐 주세요.” 부탁을 했더니 웬 횡재. 디스켓을 달라고 하더니 아~ 운명의 시간. 자기 것을 가볍게 저장해 주었다. 그리고 아주 가볍게 주었고 감독관에게 난 곧바로 주어버렸다. 떨렸다.
  발표 날짜 전까지 난 희망을 져버리지 않았고 결국 워드프로세서 2급 자격증이 내 손 안에 있다. 푸하하하~ 난 역시 행운의 여신(?)이야. 여러분. 이건 비밀이거든요. 모두 손가락으로 입술 위를 눌러 주세요.

  여  권영희(원예ㆍ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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