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추억의 책가방

  예전에 TV에서 방영되었던 코미디프로 추억의 책가방이란 것이 있었다.
  거기에는 머리를 빡빡깎고 손가방을 척든 까만 교복의 남학생이 나온다. 요즘에는 그런 교복을 입는 학교가 그리흔치 않을것이다. 그런데 그 흔치 않은 고등학교 중 하나가 바로 논산에 있는 대건고등학교이다.
  전통과 자부심을 자랑해 온 대건의 명물 교복과 손가방(일명 똥가방). 대건의 교복은 논산일대에서도 알아주는 학구파 교복이다.
  아, 잠깐! 학구파 교복이라니까 60년대 교복을 생각하면 안되지, 목단추까지 채워지는 교복을 누가 입겠습니까.
  누가, 그 누가 이교복을 앞깃이 멋들어지게 잘 접혀진 까만색 교복이라고 생각하며 입겠습니까.
  그러나 유행은 무서운 것이었다. 소위 주먹께나 쓴다는 애가 헐렁한 바지를 고쳐입으니까 너도나도 교복을 그렇게 고쳤으니 말이다.
  학생과에서는 비상 경계령. 교문 앞에서는 지독한, 꿈에 볼까 무서운 학생주임선생이 서있었다.
  학생과로 죄다 잡혀가니 학생과 창문에서는 마른 하늘에 북어패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남    한정필(항공우주ㆍ1)

 

 개성있는 교복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난 짙은 남색의 교복을 시원스럽게 벗어던졌다. 그리고 한동안 대학생활의 자유로움에 취해 고등학교 생활의 대부분을 잊고 지냈다. 하지만 1년이 되기도 전에 난 추억이라는 말을 들먹거리며 교복을 입고 등하교 하는 학생들을 유심히 바라보곤 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교복을 입고 학교 생활을 하던 내 모습을 떠올렸다. 개성이 없다는 교복에 대한 생각들은 학생들이 가진 일반적인 생각들일 뿐 대학에 들어와 느끼게 되는 교복에 대한 생각들은 1년 사이에 많이 바뀌게 되었다. 교복에도 개성은 있었다. 각기 다른 모습이었던 것 같다. 무릎위로 짧게 치마를 입은 학생,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를 입은 학생, 헐렁한 자켓, 몸에 꼭 맞는 자켓··· 날씨가 추워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치마안으로 체육복을 껴입고 학교를 돌아다녔다. 만약, 중고등학교 시절에 교복을 입지 않았다면 학교에 대한 아련한 기억들도 없었을 것 같다. 거리를 걷다가 모교의 교복을 입고 가는 학생들을 마주치게 되면 한 번더 눈길이 가는게 사실이다. 그게 아마도 소속감일꺼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생 교복을 몰래 입어봤다. 화장을 하고 교복을 입은 모습은 어색했다. 하지만 그 기분은 결코 낯설지 않았다. 이런 생각만으로도 교복을 입을만한 기분이 충분하지 않을까.

여    백민정(무역ㆍ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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