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우리학교에서는 한 잔의 차로 2만 학우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위 속에 등교하는 학우들에게 차를 건네며 악성림프종으로 고생하던 이찬희(체육교육 · 4)군을 위한 모금운동이 이어진 것이다. 
 “악성 림프종이라는 게 5년 안에 재발 가능성이 있는 거라 지금은 완치라고 할 순 없어요.. 일단 치료는 끝난 상황이고 지금은 수시로 상태를 확인하러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걱정 속에 그해 겨울을 지낸 그는 1년이 지난 지금 담담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2만 학우 모두의 일이 된 ‘사랑’모으기
 올해 체육교육학과 4학년으로 복학한 이찬희 군은 중학교 시절부터 우리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배구선수생활을 해왔단다. 조심스레 다가간 그의1년 전.
 이군은 “운동부상으로 지난해 2월 14일 허리수술을 받는 도중에 악성림프종이 발견돼 상황을 알게 된 태권도부의 친한 친구가 치료하려면 돈이 많이 들 거라며 성금을 제안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이렇게 시작된 모금운동은 과를 중심으로  총학생회까지 도움의 손길을 나누면서 그 해 겨울 우리학교 2만 학우 모두의 일이 된 것이다. 
 “도움을 받고 나서 어떻게 돌려 줘야하나 고민이 많았다”며 선뜻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지기기도 했단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는 “이제 그 때의 고마운 마음에 대한 작은 보답으로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이찬희(체육교육 · 4)군 ©

 색 바랜 사랑, 오해
 돌아온 그에게 반가움만 있던 건 아니다. 이군을 알아보고 반가움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의 아픔을 한낫 ‘계략’으로 여기는 시선들도 있었기 때문. “10년 동안 운동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적도 많았는데 그런 오해들이 아팠을 때보다 오히려 더 힘들었던  순간이었다”며 “한때는 휴학을 고려해 볼 정도로 몸보다도 마음이 고단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마음고생으로 학교를 그만두기엔 받은 사랑이 더 크다는 걸 이군은 너무나도 잘 안다. “특히나 이번에 졸업한 02학번들에게는 더 미안한 마음이 커요. 같은 학번이라서 그런지 더 많은 도움을 줬는데 제대로 보답도 못했네요.”라며 동기들이 보여준 우정을 다시금 되새긴다. 

 ‘이찬희’의 새로운 날개
 몸이 아프면서 선수의 꿈은 접은 상태. 완치 후에도 운동을 할 수 없는 그에겐 체육실기가 필요한 지도자의 길이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마냥 주저하기엔 그에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아 당찬 꿈을 품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유명메이커 스포츠웨어 사업에 종사하는 한 지인의 제안으로 올해 졸업 후 내년에 중국 유학을 계획 중이다. “선수로서의 오랜 경험과 성실함을 높게 평가해준 지인으로부터 얻은 좋은 기회를 잘 살려 훗날에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싶다”는 그. “현존하는 스포츠웨어들이 아직까지 서양인 체형에 맞게끔 제작되고 있어요. 그래서 동양인들의 체형에 맞는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라며 당차게 자신의 미래를 내보인다.
 
 이찬희, 그가 처음 꿈꾸던 날개는 상처를 입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받은 사랑보다 더 큰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하고 이제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의 꿈은 현재 진행형.

진희정 수습기자 swhj@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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