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학에서 보람 찾는 그녀 , 송승주

 요즘시대 야학? 흔히들 야학은 60년에서 80년 사이의 추억거리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대전에는 배우고자하는 마음 하나로 모인 학생과 그를 위한 선생님이 있다. 대전에 있는 야학만 5개. 그 중 대흥동에 있는 성은야학교에는 우리학교 학우가 선생님을 하고 있다.
 
 현실적인 것은 어른들이 더 잘 알아요
 야학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친다는 송승주(언론정보·3)양. 자기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와는 다른 교육과정이라 조금 힘들다지만 야학 이야기를 풀어 놓는 그의 모습에선 즐거움이 풍겨지는데.
 “책에 있는 것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어른들과 얘기를 해요”라며 그의 교육노하우를 알려준다. 일반사회를 가르치다보면 우리사회의 역사가 나오는 데 이 부분에선 어른들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쉽고 재밌게 공부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새마을운동과 같은 사실들에 대해서는 어른들이 더 할 말이 많단다. 그 중에서 시험에 나올 것을 콕 집어 정리해주는 게 자기가 하는 일이란다. 야학에서 그는 나름대로 쪽집게 인기강사가 아닐까.
 
 고맙다고 고맙다고
 야학에는 어머니들이 많이 오신다. 주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데, 일을 하고나서 공부하려니 간혹 피곤해 조는 분이 있나보다. 그럴 땐 다가가서 질문을 한단다. “선생님이 애써 가르쳐줬는데 틀릴까봐 대답을 잘 못하겠다”고 미안스럽게 말씀하시는 어머니 학생 앞에 송승주 선생님은 마음이 짠하다.
 야학 선생님들은 수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보람이 있다면 검정고시를 마치고 김치며 간식이며 싸가지고 들러주는 어머니들이다. 자기를 가르친 분이 아닌데도 선생님들을 보면 고맙다고 말씀하신다는 학생분들. “그런 분들이 정말 고맙고 힘이 되죠”라며 웃는다.

 힘들어도  어머니들과 함께라면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야학이지만 1년에 야학의 방학은 검정고시 후 1주일 뿐. 매주 금요일 수업을 맡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놀고 싶거나 쉬고 싶거나 여러 가지 유혹이 많을 듯하다. “모든 일은 권태기가 찾아오기 마련이죠. 좀 힘이 빠지거나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막상 야학에 도착하면 달라져요. 어머니들 표정을 보면 함께 흥분해서 수업을 하게 되요. 그리고 나면 살짝 싫었던 것이 죄송해져요”라고 말하는 승주 양에게서 진실한 선생님의 모습을 본다. 나이는 많지만 누구보다도 열성적인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살짝이나마 ‘싫은 것’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다.

 어머니들 밀어드리세요!
 “결국 제가 받은 것을 돌려드리는 일이에요”라고 말하는 승주 양이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나이 들어 공부하는 것을 자식들이 부끄러워할까봐 걱정이 된다는 어머님들이 많아요. 자신의 어머니가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싶어 하신다면 자랑스럽게 여기고 용기를 북돋아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보다 많은 학생들과 공부를 하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이다.

 야학에서 선생님으로서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는 승주양, “어머님들의 도전하는 열정과 배우고자 하는 의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말했던 것 처럼 그의 열정과 의지도 변함없으리라.

주무늬기자 snowmoony@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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