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같은 훈훈한 인정미가 넘치는 곳

  우리 학교 총학생회 출범식이나 여러 행사를 보면 커다란 걸개그림이 항상 눈에 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학생이나 노동자의 모습을 보며 어떤 이들이 그린 것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것을 그린 사람들이 어깨동무라는 이름의 동아리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림패 어깨동무는 88년에 창단되었다. 창단된 해부터 전시회를 열어 지금까지 매년 한번씩 가을에 하고 있다. 매년 가을에 정기회지를 발간하고, 봄에는 임시 회지를 낸다. 그러나 말이 임시 회지이지 정기적으로 나오고 있다.
  현재 1학년 회원이 15명이고 회장, 총무, 회계, 창작단장, 기능학습부장, 교육부장 등 임원을 포함하여 전체가 30여명이다. 그리고 전체가 기능분과와 학술분과로 나뉘어 있는데, 기능분과는 다시 만화, 판화, 사진 분야로 나뉘고, 학술분과는 ‘생각해 봅시다’, ‘만화 바로알기’라는 두개의 분야로 나뉘어 있다.
  분과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활동은 올해부터 시작되었다. 신입생은 들어와서 2, 3개월동안 선배들에게 전체 교육을 받고 2학기 때 분야를 나누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청탁같은 실무를 맡게 된다.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때 ‘전수’를 위하여 일주일동안 산이나 바다를 간다. ‘전수’란 말 그대로 선배가 후배들을 교육시키는 것이다. 모꼬지는 봄, 가을에 한번씩 간다. 그런데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단다.
  술이 굉장히 센 신입생 여자하나가 들어왔는데 모꼬지 중에 선후배간에 술을 먹게 되었단다. 선배들이 그 신입생에게 아무리 술을 먹여도 취하지 않았다. 경쟁이 붙었지만 결국…. 선배들이 술에 골아떨어져 잠이 들고 그 후배는 잠이 든 선배에게 엉금엉금 기어가 등을 두드리며 ‘잘자라 우리아가’라는 노래를 연신 불렀던 사건이 있다고 한다.
  어깨동무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하여 그림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총학생회나 동사무소에서 부탁한 걸개그림을 그려주고 그 이익금 중 일부를 각종 단체의 수익 사업을 위하여 쓰고 있다.
  어깨동무에 들어와서 좋은 점이 뭐냐고 김범수(농기계ㆍ1)군에게 물어보자 옆에 있던 선배들이 좋은 말만 하라며 위협(?) 아닌 위협을 했다. 김범수군은 선배들의 협박에 얼어붙은 듯한 표정으로 “다 좋죠 뭐.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좋고, 술마셔서 좋아요”라고 했다.
  어깨동무가 다른 동아리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누군가 “바로 술이죠”라고 말해 한바탕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한해숙(일문ㆍ3)양은 “우리 동아리는 다른 동아리와는 다르게 한번 동아리에 들어온 사람이 몇달씩 빠져도 우리 동아리 사람으로 생각한다. 한번 들어오면 죽을때까지 우리 동아리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한양의 말처럼 어깨동무는 훈훈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가마솥같은 동아리라고나 할까. 고향의 냄새가 풍기는 구수한 동아리. 그런 곳이 바로 우리 학교 그림패 어깨동무라는 곳이다.

유택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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