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화과 윤여환교수

 조금만 걸어도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무더운 여름. 이런 여름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한국화를 위해 노력하는 회화과 윤여환교수를 만났다. 지난 달 23일부터 일주일간 동경 수도우미술관 초대로 개인전을 개최한 윤교수는 현재 유관순열사 표준영정을  제작 하고 있다.
 한국화를 전공으로 하는 윤교수의 집은 곳곳에 걸려있는 작품들에서부터 갖가지 가구까지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둥근 뿔테 안경과 콧수염, 그리고 개량한복에서 고풍적인 한국분위기가 묻어나는 윤교수는 그의 작품과 작품사상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색의여행─생명 ©

 한국화를 통한 깊이 있는 사색

 회화에는 크게 서양화와 동양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중 동양화에 속하는 한국화는 우리조상이 고대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그려 온 우리 회화로 유교, 불교, 도교의 동양사상을 기조로 한다. 표현적 차이에서 보면 서양화는 명암과 광선 등 빛을 핵심으로 그림을 그리는 반면 동양화는 동양 기 사상의 영향으로 그림에서도 기를 많이 나타낸다.
 윤교수는 “요즘 그림은 예전과 달리 개인적인 생각과 철학을 많이 담고 있어요. 저는 주로 염소를 통해 동양사상을 많이 표현 하지요”라며 자신의 표현 철학을 설명한다.

▲사유하는 몸짓 ©

 그는 자신의 작품을 보이며 “파스칼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사색하는 염소와 흔들리는 갈대를 같이 그려서 ‘사유하는 갈대’라는 주제의 그림을 그렸어요”라고 설명한다. 그는 염소작가라는 별명답게 독특한 기법으로 염소를 표현해 사색하는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의 “염소 외에도 염소의 뿔이나 새, 안개, 구름 등을 통해 이상향에 대한 동경을 표현하기도 하지요”라는 말에 그림에 문외한인 기자도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 사상의 깊이 때문인지 그의 그림에 긴 시선이 머문다. ‘예술이라는 것도 사람의 정서를 움직일 수 있구나’싶다.

 영정화가로서의 윤교수

 “대표적인 영정으로는 백제 초기 정절의 여인인 도미 부인의 영정을 꼽고 싶네요. 표준영정으로 지정되었고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요”라며 그의 영정작품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이밖에도 윤교수는 길주에서 의병을 모아 길주 7대첩에서 일본군을 완파한 충의공 정문부장군의 영정과 영화 ‘스캔들’의 숙부인 영정을 비롯해 총 6개의 영정을 그렸다고 한다.
 지금은 유관순열사 표준영정 제작을 시작해 현재 밑그림이 완성된 상태다. 현재 천안에 있는 유관순열사의 영정은 얼굴의 모습과 의복, 신발, 손모양, 배경 등 오래 전부터 여러 가지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결국 2005년 새로운 영정을 그리기로 했고 윤교수가 유관순열사의 영정 제작을 맡은 것이다.
 이를 위해 윤교수는 의복 전문가, 신발 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유관순열사의 유일한 생존 친구인 남동순할머니의 조언을 바탕으로 유관순열사의 실제모습에 가장 근접한 영정을 그리고 있다.
 윤교수는 “유관순열사는 항일운동의 상징인 분이므로 굳은 의지를 표현하는데 힘쓰고 있어요”라며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직접 이화학당 바닥을 보기도 하고 당시 종로에서   사용했던 목판으로 찍어낸 태극기를 보고 그리기도 한다는 등 유관순열사 영정 제작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직은 밑그림만 그린 상태이고 제작 기간은 2년 정도 걸릴 거란다.

 각종 개인전에 초대받은 윤교수

 윤교수는 지난 달 23일 동경 수도우박물관 초청 개인전을 비롯해 중국 북경 등 다양한 전시회에 초대받아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중국 북경 중앙미술학원과 청화학원에서도 개인전을 했어요. 그때는 꽃으로 사유를 표현했지요”라며 북경에서 열렸던 개인전에 대해 설명한다. 이 외에도 윤교수는 2005년에만 15여회의 초대·단체전에 작품을 전시했다.


 2001년 5월 30일에 신축한 우리학교 농과대학 농업생명공학관 1층 로비에 가면 ‘사색의 여행-생명’이라는 그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 가로 460cm 세로 150cm 크기의 이 그림은 동물생명, 식물생명, 미생물생명공학의 이미지를 접목시킨 작품이다.
 그의 홈페이지(www.cnu.ac.kr/~yhyun/)에 가보면 지금까지 그가 그린 작품, 그의 프로필, 사진 등과 유관순열사 표준영정의 제작 과정, 영화 ‘스캔들’ 화첩사진 등을 볼 수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한국화 화가 윤여환교수. 그는 “우리학교가 각 분야별로 국제적 위상을 많이 드높이고 있어요. 학생들 중에도 뛰어난 인재가 많이 나와서 뿌듯해요”라며 우리학교에 대한 애정을 보인다.
 한국화를 통해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윤교수를 보며 그가 우리학교 교수임이 자랑스럽다.

이종경기자
chosenjk@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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