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적인 남자, 보수적인 여자

  엄숙한 배움의 공간, 학내 수영장에서 여학생이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수십명의 여학생이 나체로 수영을 한다면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 가뜩이나 과다노출 단속 운운하는 우리나라에서 아마 톱 화제가 됨은 물론이고 경범죄로 은팔찌를 차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썸머 힐’에서는 오히려 수영복을 입고 수영하면 규칙에 어긋난다.
  성에 관한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곳, 너무나 자연스럽고 양성화되어 음담패설을 하는 사람이 이해되지 않는 곳이다. 그러하기에 그 곳에서는 성폭력이나 성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면 하루 세끼 밥먹는 것처럼 성에 관한 것도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니까.
  온갖 성관련 서적의 범람과 성의 정치화를 선언한 성정치문화제, 섹스숍의 대두 등 최근 감수해있던 성이 갑자기 수면위로 떠올랐다. 성에 관한 담론이 분분한 가운데 우리학교 학생들은 과연 성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남자 65명 여자50명에게 성에 관한 설문조사를 해 보았다.
  먼저 주변 사람들과 성에 관한 대화를 얼마나 하냐는 질문에 여자는 동성친구와 이성친구 모두 가끔 약간씩 한다가 각각70%, 74%, 평소에 자연스럽게 한다에 26%, 10%, 절대하지 않는다는 동성친구와는 4%, 이성친구와는 16%로 집계 되었다.
  남자는 동성친구와는 평소에 자연스럽게 자주 한다가 55.4%, 가끔 약간씩 한다가 43.1%, 절대하지 않는다도 1.5%가 나왔다. 반면에 이성친구와는 평소에 자연스럽게 하는 경우는 18.4%, 가끔 약간씩 한다가 63.2%, 절대하지 않는다는 18.4%나 나왔다. 동성친구와는 자연스럽게 하는 반면 이성친구와는 ‘이성간에 갭이 많고 서로 오해의 여지가 많다’, ‘어색하다’, ‘이성간에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에 벗어난다’는 이유 때문에 이야기를 꺼린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현 대학가에서 음담패설을 제외한 성에 대한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여자와 남자가 비슷한 대답을 했는데, 그렇다가 39.1%, 약간 그렇다가 46.9%, 전혀 그렇지 않다가 11.4%, 기타 2.6%로 비교적 성에 대한 대화나 토론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혼전 성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서는 여자와 남자가 상반된 답을 했는데, 여자의 경우 결혼전까지 절대로 하지 않는다에 58% 가 답변한 반면, 남자는 21.5%밖에 되지 않았다. 각각 16%, 10.8%가 결혼을 전제로 했을때 가능하다고 답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능하다에 여자는 14%가 답한 반면, 남자는 63.1%가 답해 혼전성관계에 대해 남녀간의 인식이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학내의 커플간에 스킨쉽은 어디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여자의 경우 손을 잡거나 팔짱끼는 것까지 가능하다가 24%, 남자는 20%, 입술까지 가능하다가 여자 48%, 남자 30.8%가 답했다. 애무까지 가능하다에 여자 16%, 남자 6.1%, 성관계까지 가능하다에 여자는 12%가 답을 한 반면, 남자는 38.5%가 가능하다고 답을 했다.
  자신이 동거를 하거나 주변에서 동거하는 분을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남녀 모두 약 55%가 그렇다고 답을 했다.
  동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에 여자는 40%로 가장 많은 반면, 남자는 15.4%가 답을 했고, 여자 26%, 남자 18.5%가 결혼을 전제를 했을때 가능하다고 답했다. 남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능하다에 무려 61.5%가 답을 한 반면, 여자는 22%만이 답을 했다. 혼전 성관계와 마찬가지로 남녀간의 인식의 차이가 매우 컸음을 알수있다.
  ‘연세대, 서울대 등 서울소재 대학에 이어 올해 충북대에서도 동성애자 모임이 생겼다고 한다. 동성애에 대한 자신의 견해는?’이라는 질문에 사랑의 한 표현으로 인정할 수 있다. 26.1%, 그들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이해하기는 힘들다 60%, 절대 용납할 수 없다에 11.3%, 기타 2.5% 나왔다.
 최 근 섹스숍(섹스 관련용품 판매점)이 대전에 생기고, 24시간 편의점에서도 피임도구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영화심의제가 등급제로 되면서 성인전용극장의 필요성이 대두하는 등 성인문화를 인정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성인문화는 개방되고 인정해야 한다에 여자 46%, 남자 70.8%가 답했고, 필요하지만 아직 우리 현실에는 무리이다에 여자 48%, 남자 24%가 답을 했다. 여자의 4%는 성인문화를 인정할 수 없다고 답을 했고, 기타가 각각 2%, 4.6% 나왔다.
 마 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성문화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너무 억압받고 있으며 규제강화의 부작용으로 인하여 더 퇴폐적인 성문화가 생긴 것 같다’, ‘남자에겐 상당히 개방적이지만 여자에게는 너무나 폐쇄적이다, 고로 불평등하다’, ‘성에 대한 오도된 지식과 편견이 만연하다, 올바르고 정확한 성교육이 절대 필요하다’고 답을 했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성문화가 폐쇄적이고 너무 규제가 심해 점점 개방이 이루어지고 양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성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올바르고 정확한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전 체적으로 성에 대해 여자는 상당히 보수적인 반면 남자는 비교적 개방적이었다. 그러나 여자측에서는 성에 대해 남녀가 불평등하다고 느끼고 있다.
 성이  예전에 비해 개방이 되기는 했지만 아직 우리 현실에는 매우 음습한 곳에 존재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많은 문제들이 존재한 성인 문화를 인정하고 이것을 양지로 이끌어 내어 자연스럽고 올바른 성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박윤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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