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워주는 여행

  나는 우리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여행을 좋아했다. 그래서 국내에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 그 곳에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그런데 마침 우리학교에 유스호스텔이라는 여행동아리가 있어 나는 주저없이 가입했고 지금까지 많은 여행을 다녔다.
  여행은 그냥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생활 양식, 문화, 사람들의 사고를 보고 들어 많은 것을 배우고 내가 살아온 길을 반성하고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히치’를 고집하는 것이다. ‘히치’를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처세술을 배우는 것 같다. 그리고 목적지에서 동아리 사람들과 만나 같이 식사도 하고 잠도 자면서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것 같다. 왜, 서로에 대해 알고 싶으면 같이 여행을 떠나 보라고 하지 않던가.
  물론 동아리 생활이 힘든 면이 없진 않지만 그 모든 것이 값진 경험이고, 그런 경험을 하면서 나의 이기심이 얼마나 강한지 알수 있었다. 다른 사람과 좀더 잘 어울리는 법을 알았고, 리더쉽을 배운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여행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지금 나의 바램은 다른 사람들도 여행을 떠나 무엇가를 배우고 느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 여행이 진짜 여행이 아닐까···.

남 권정기(전기공 · 1)

 

 산이 좋은 이유

  나는 산을 좋아한다. 내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없다. 산이라고 해봐야 고등학교 시절 뒤에 있던 ‘당산’이라는 작은 산에 올라 들 건너편 들판에 있던 작은 내 살던 마을과 집들을 보던 것이 다인데 ···. 산을 좋아하다니. 그러고 보니 참으로 이상한 건 정상에 올랐을 때에 기분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올랐을 때에 기억이라면 아! 정상이다 하고는 바위위에 걸터앉아 가만히 구름을 보고 산밑에 흐릿한 형태에 들판을 바라본 기억밖에 없으니, 하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산에 끌렸다 할수는 없다.
  어느 날 월출산에 갔을 때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걸으며 와! 바다다! 하며 바위밖에 없는 들판을 바다로 본 기억, 그리고 눈 덥힌 지리산을 걸으며 걷는 것 자체가 힘들고 지루하지만 소풍처럼 가볍고 즐겁게 내 마음을 따스하고 행복하게 했던 것은, 함께 산을 오르던 친구 같다. 그러고 보면 옷을 벗을 일도 없고 혼자 걷는 어색함이 없는 산이기에 더욱 더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내가 혼자이면 혼자인대로 둘이면 둘인대로 산은 나와 함께 있는 이의 숨결과 호흡을 함께 하게 해준다. 걷고, 땀 흘리고 잠깐의 정상이지만 내려옴에 동무하고 나의 배낭을 잠시라도 들어주려는 친구의 마음이 나를 더 찾아들게 하는 것 같다.

여 김부자(회화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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