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교육, 이렇게 변한다

 21세기는 산업사회와 많이 다른 사회적 특성을 지닐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도 21세기 정보사회를 창출해내기 위해서 달라져야한다. 여기서는 21세기 정보사회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고, 21세기 정보사회의 학교교육의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I. 21세기 사회의 특징
 정보화사회는 우선 정보와 지식이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정보와 지식을 개발하고 창조하기 위한 지적 기술이 중심이 될 것이다. 학교는 지적활동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정보사회에서 학교는 어느 기관보다도 중요한 기능을 해야한다. 정보사회에서 힘의 기반은 인공지능 기술에 의한 인지적 힘의 확대와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인공지능체제의 출현과, 상호인과성, 역동적 복합성, 생태학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정보사회에서 요구되는 기술은 정보의 수집 · 조직 · 저장 · 활용과, 의사소통, 망조직과 체계적계획 설계 기술이다.

 II.21세기 정보사회 학교교육의 방향
 이제 좀더 구체적으로 21세기의 학교와 학교교육이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해보기로 한다. 물론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고, 사람에 따라 달리 가상을 할수도 있다.
 정보시대에 학교와 교사가 학생에게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양과 비중을 어느 정도로 가정해야 할 것인가? 과거에는 학교와 교사가 전적으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했었는데도 불구하고 겨우 학생들이 얻는 정보의 40%를 제공해 줬다고 하는데 이제 정보가 개방되고 모두가 공유하게 되는 정보사회에서 학교와 교사가 학생들에게 제공해 줄 수 없는 정보의 양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앞으로의 사회는 학생 개인에 초점을 맞춰야하고, 개인의 능력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간의 구분과 이동이 엄격하지 않고 자유스러워야 한다. 학년의 개념이 줄어들도 꼭 1년마다 이동할 필요도 없어진다. 보통교육의 윤곽을 정해놓고 이곳을 통과하기만 하면 된다. 지금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급’을 가르쳤는데 개인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학급의 의미는 사라지거나 약화된다.
 학급은 산업사회 학교의 상징으로 대량교육을 위한 것이었다. 학습의 단위는 다양하게 대집단, 소집단, 개인이 되고, 학습 팀의 개념이 강조될 수있다. 한 수준의 학교에 300─400명의 학생을 12─20명의 교사가 팀을 이루어 무하견제로 가르친다. 학교수준별 이동이 자유스럽다. 학교수준별 행정가, 경영자도 하나의 행동을 이루어 공동으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한다. 엉성한 학교의 개념이 작용하는 것이다.
 21세기 학교교육에서 교육과정은 정보와 지식에의 접근에 공평하고 평등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각 어린이에게 똑같은 교육과정을 제공해 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과정은 각각의 학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통학습을 위하여 고도로 차등 교육과정이 제공되는 셈이다. 공통학습을 위한 비공통교육과정이 된다. 이는 같은 교육과정을 위한 능력별 집단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중핵 교육 과정의 의미는 줄어들게 된다.
 물론 기초에 해당하는 것은 예외일 수도 있겠으나 이것마저도 달라져야 할지도 모른다. 지식작업, 아이디어, 상징, 추상이론과 같은 고등사고 기술을 다루는 내용이 교육과정에 많이 포함될 수 밖에 없다.
 미리 확정되어 굳어져 있는 교육과정이 아니라 그날그날 정하는 교육과정이 될 정도로 융통적이고 신축적이어야 한다. 교육청 수준,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은 엉성한 정도로 공통적인 교육과정이 정해질 수 있겠으나 학급수준의 교육과정에서는 융통적이고 개별화의 모형이 될 것이다. 강조 내용, 습득할 기술, 성취 기대수준, 학습 속도, 학습 방법, 제공될 학습 환경, 학습의 구조화 정도, 학습자료, 피드백 형태와 양, 최종평가 방법, 개인적 의미가 모두 학생개인에 따라 달라져야한다.
 신문을 통한 수업은 임시 교육과정의 성격을 갖는 좋은 예이다. 또 교육과정의 결정에 학생이 적극 참여해야 된다. 과거에도 학생의 필요와 요구를 조사하여 교육과정을 구성한다고 하였으나 이제 정말 학생주도의 학습을 하려면 교육과정의 결정에 학생이 참여해야 한다. 지금의 교육체제(또는 학교)는 최고의사결정(기관)수준, 행정수준, 수업(교수)수준, 학습 · 경험(학습자 개인)수준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과거에는 높은 수준에 초점이 맞추어져 운영되었고, 학습 · 경험수준도 하나의 학습집단으로만 다루어졌었는데 21세게의 학교교육에서는 학습수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교육개혁도 정책, 의사결정, 행정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기껏해서 수업에 맞춘다고 해도 학생이 배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교운영위원회는 최고의사결정 수준의 문제로 학습과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 · 운영하면 학생이 더 잘 배울 것이라는 가정과 가설이 반드시 옳다는 보장이 없다. 학교장 초빙제도도 최고의사결정 수준 아니면 행정수준의 문제이다. 21세기에는 학생에게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양과 방법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교사의 위치는 학습보조자, 안내자 위치로 전환해야 한다. 정보제공자의 위치에서 코치 지원, 자문, 리더, 조직자, 목표설정자 위치로 가야한다. 학습자에게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를 최대한 준비해 놓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수업시간보다 수업준비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된다. 수업시간에는 개별, 또는 팀별로 정보를 조직하고, 저장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도와주는 일에 그칠 수 밖에 없다. 교사의 의식의 전환, 발상의 전환,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교사는 기계, 정보매체가 하지 못하는 인간적인 일을 담당해야 한다. 인간적 상호작용, 사회적 관계, 정의적, 심체적 영역을 도와주는 일을 더 많이 많이 해야할 것이다.
 윤리 · 도덕적인 도움을 주는 일도 가정과 사회, 교회가 공유해야 할 것이다. 교사 사진이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교사 양성단계에서부터 21세기형 교사로 양성되어야 한다. 대학을 마친 사람을 현장학교에 임시로 채용하여 현장 초 · 중등학교에서 교육시켜 자격증을 부여하고 채용하는 현장 양성제도까지 대두하고 있다.
 교사는 팀을 이루어 학생을 학습하게 된다. 한 교사가 할 수 없는 것을 교사팀이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에게는 말할 것도 없이 행정에 대하여는 자율과 권한이 주어지겠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습과 학습자에게는 권한을 줄여야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안하던 교육과정의 일까지 하고 학습을 위한 준비를 하려면 교사는 연구자의 수준으로 격상되어야 한다. 독특한 개개인 학생의 요구에 맞추려면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III. 정보사회 교육에서 주의해야 할점
 그 동안 여러나라에서 학교와 교육을 개선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었으나 주로 현체제를 그대로 놔두고 수선해서, 고쳐서 쓰는 방향이었다. 이제는 고쳐쓰는 노력과 함께 근본적인 틀 바꾸기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가능한 많은 사람을, 가능한 멀리, 가장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연구만 해서는 안된다.
 정보사회의 학교는 학습초점, 학습자 초점의 학교가 되어야한다. 학생이 배우고, 교사도, 행정가도, 지도자도 배우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인간개발만이 개인과 지구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학교와 행정가, 교사의 자리매김이 낮아져야 한다.
 정보사회에 요구되는 학교교육의 변화와 관련하여 몇 가지 더 생각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구조변경으로부터 근본적으로는 문화개혁을 해야한다.
 정보사회에 알맞은 학교문화, 정보문화를 형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의식의 전환이라고 해도 좋다. 둘째, 정보와 지식은 다분이 인지적 활동의 산물이라고 해도 좋다. 둘째, 정보와 지식은 다분이 인지적 활동의 산물이기 때문에 정의적 심체적 측면이 소홀히 다뤄질까 걱정된다. 이 부분을 학교와 교사가 채워주고, 가정이 채워줘야 한다. 그리고 정보와 지식과 함께 문화와 예술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셋째, 정보사히에서는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므로 남는 시간을 봉사활동으로 채워야 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본다면 어릴 때 학교에서 봉사교육을 해줘야 할 것이다. 어려서부터 봉사가 몸에 배야 어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된다.
 마지막으로 윤리, 도덕교육을 재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산업사회에서 마지막에 물질지배사회가 되어 인간이 물질의 노예, 과학의 노예가 되었듯이 잘못 나가면 정보지배사회, 정보제국주의가 되어 인간은 다시 정보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 정보도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정보사회를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의 순서로 강조해 왔다면 앞으로는 휴면웨어(Hamanware), 휴면테크놀로지(HumanTechnology)를 계속 염두에 두고 강조해야 할 것이다.

정리 박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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