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전통떡 800년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식단은 서구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많아졌고 심지어 서양식의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우리 전통음식들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이만희씨는 8백여년 전 부터 연안 이씨 문중으로 전해 내려오는 ‘민속 갖은편’을 꾸준히 만들고 알려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만희씨는 잣과 대추를 띄운 민속차와 맛깔스런 갖은편으로 반겨주셨다. 그 온화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갖은편’에 대해 설명 좀 해주세요.

 갖은편은 고려, 이조시대부터 궁중에서 각종 연회와 제사 등에 이용 되었던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음식이에요. 종류는 크게 백편, 꿀편, 승검초편으로 나눌 수 있지요. 세 가지 모두 공통으로 멥쌀, 소금, 꿀, 대추, 잣 등의 다섯 가지가 들어가요. 그리고 종류별로 들어가는 재료가 조금씩 다른데 백편은 설탕과 석이버섯이 들어가고 꿀편은 대추가 들어가요. 그리고 승검초편은 설탕과 승검초가루, 쑥 잎 이 세 가지가 들어가지요.

 -’갖은편’이 궁중에서 쓰일 만큼 유명했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일단은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지요. 먼저 가장 중요한 쌀은 논미강경쌀을 고집해서 쓰고 있어요. 그리고 대추는 충남 연산 제품을 쓰지요. 그 대추가 맛도 좋으면서 비타민C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요.
 또 갖은편은 영양분이 듬뿍한 떡이라 몸에도 좋아요. 논산 벌곡에서 가져와 쓰는 꿀은 감기, 피로, 관절통 등 몸에 아주 좋아요. 그 외에 다른 재료들도 건강에 좋은 재료들을 가져다 써요.

 몸에 좋다는 말에 갖은편 하나를 먹어봤다. 쫄깃하면서 달짝지근한 갖은편에서 우리 전통의 맛이 그대로 묻어났다.


 -요리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이 많다고 들었는데 언제였죠?

 오래 전 86년에 KBS2TV ‘맛자랑, 멋자랑‘에 나간 적이 있었고, 89년에는 KBS 가족요리경연대회에서 버금상을 받았어요. 그 외에도 93년, 99년에 상을 받은 적이 있고요. 그리고 2000년 10월 18일에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10호로 지정 받았어요. 사라져 가는 전통음식을 알리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지치는 현대인들과 달리 전통을 지키겠다는 신념하나로 힘든 일을 계속해와 많은 성과를 이룩한 이만희씨를 보면서 이런 사람들 덕에 아직 전통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갖은편’을 계승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80여년 동안 가업으로 내려온 갖은편을 제가 40여년 동안 제조해서 전통을 이어왔어요. 그런데 요즘엔 음식문화의 변화로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전통을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아요. 젊은 계층의 고유문화에 대한 애착심 부족이 아쉽지요. 

 이만희씨의 말에 전통에 관심이 많지 않은 요즘 세대에 전통 계승에 대한 우려가 들었다.
 이만희씨는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 것에 관심을 가지고 전통을 이어가 후손들에게 훌륭한 문화유산을 남겨 주었으면 좋겠어요”라며 당부했다.

 전통을 이어가려 노력하는 이만희씨와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나오는 길을 배웅해주는 그윽한 떡 냄새는 우리 것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라는 듯 했다.
 갖은편을 비롯한 많은 전통음식들. 우리 후손들도 맛볼 수 있게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한다.

이종경기자
chosenjk@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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