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비평 - ②제국주의

 의류광고를 보면 모델로 등장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외국인이다. 의류에서부터 속옷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모델이 외국인이어서 이건 도대체 한국산 광고인지 수입광고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이렇게 외국인 모델을 기용하는 경향은 좀더 맵시가나고 세련돼 보이게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광고는 문화를 창조하고 변화 · 유지시키는 상품으로 그러한 광고는 서구 지향적, 서구 우월감과 같은 가치관을 심어주어 우리 문화의 개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치관은 곧 문화제국주의와 직결되며 외제품 선호와도 같은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것이다.
 문화제국주의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다름아닌 헐리우드 영화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초호화 상품을 마구 찍어내는 헐리우드 영화에는 항상 미국을 상징하는 근육질의 핸섬한 사나이가 나온다. 람보나 코만도같은 사나이가 대표적인 예이다. 요즘에는 새로운 변화가 시도되어 역시 초호화 블럭버스터 ‘인디팬던스 데이’에서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전투기를 몰아 외계인을 쳐부순다는, 아주 노골적인 미국우월의식이 나타난다. 미국의 국보 1호 마이클 조던이 주연한 ‘스페이스 잼’ 역시 마찬가지이다.
 헐리우드에는 ‘엔터테인먼트 박물관’이 있는데 그곳은 헐리우드 영화계를 비롯한 미국 엔터네인먼트계의 역사와 기념이 될 만한 귀중한 자료, 제작 시스템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든다는 목표 아래 건립되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곳 또한 헐리우드 산업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심어놓는 이데올로기가 숨어있다. 2백년 밖에 안된 역사를 가진 미국이 제국주의의 정당성을 심기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경제, 군사력을 바탕으로 식민지를 개척하던 18-19세기와는 달리 이제는 문화적으로 식민지를 만들어 나가는 문화적 제국주의의 시대이다. 이미 대부분의 나라는 미국이나 유럽으로부터 물질적 · 문화적 지배를 당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서국식 문화생활을 동경하고 그들의 것을 우리 것보다 더 우월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은 이제 위험 수위를 넘었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매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매체를 접할 때는 그 매체가 누구의 소유인지, 어떤 의도인지를 명확히 판단하여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

문 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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