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의 역사와 방향

 1. 록의 발생 - 소외된 자로부터
 서양에서 발생한 록은 전후 도시 뒷골목의 소외된 사람들로부터 발생했다. 다시 말해, 록 음악은 기본적으로 못 가지고 못 배운자에게서 자본주의 비판의 문화 양식으로 끌어올려진 것이다. 서양의 음악사 - 전후까지의 음악은 대부분 사랑과 동경을 읊는 문화 상품이었다 - 는 소위 부르주아라는 지배 계급에 의해 장악되어 왔다. 하지만 트럭운전사 출신의 엘비스 프레슬리에 의해 불이붙고 60년대에는 부두 노동자 출신의 비틀즈에 의해 폭발한 록 음악 문화는 어른이 아닌 청소년과 지배 계급이 아닌 피지배 계급이 음악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주의적 사상이 범람한 60년대의 서구 사회에서 반전과 반핵의 물결, 인종 및 성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 나아가 혁명적인 사회 건설의 열기로 범벅이 되었던 경향은 새로운 사회를 향한 희망과 절망이 어지럽게 교차하던 70년대의 한국사회에 스며든다.
 
 2. 70년대 -통키타 혁명과 암흑의 시대
 트롯에 의해 지배당한 한국 음악사회는 트롯의 정점에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록의 자유주의 사상이 전파되었다. 60년대 말부터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한 대학가의 청년 문화는 본격적으로 서구 문화를 수용하게 되어 저항적 가사를 주내용으로 하는 모던 포크와 격렬한 비트, 소리의 엄청난 증폭을 그 특징으로 하는 록 음악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하여 ‘통기타 혁명’으로 지칭되는 대학음악은 저항의 의미로 자리 잡게 되어 김민기와 신중현, 양희은이 기수로서 등장했지만 군사 독재의 무참한 파괴 작전으로 암흑기를 맞게 된다.
 
 3. 80년대 - 정체성의 원인
 지본주의에 안주하게 된 록에 대항하여 만들어진 펑크록은 검열의 칼이 - 날을 세우는 한국에 상륙할 수 없었다. 또한 80년대 조용필의 등장과 함께 발라드와 댄스음악이 한국을 뒤덮어 대중 음악은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전파의 도움으로 오빠부대를 만들어 나간 십대들이 득세하는 가운데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파의 도움없이 굶더라도 늠름하게 언더그라운드를 수호하여 콘서트를 통해 대중적 지명도를 얻어가는 가수들이 등장했던 것이다. 86년 들국화의 성공은 언더그라운드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다. 김현식, 봄 여름 가을 겨울, 하덕규 그리고 부활이나 백두산 같은 헤비메탈 가수들이 언더그라운드에서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4. 90년대 - 새로운 방향으로
 90년대에 이르러 조용필과 이선희가 서서히 침체되어 갔고 또한 김현식의 타계와 랩, 레게 등의 음악에 의해 언더그라운드는 다시 침체되어 가고 있다. 이때 전파를 타고 거대한 음반산업에 의해 밀리언 셀러를 불러일으키는 현상이 일어났고 이것은 시장경제체제와 테크놀로지의 승리이자 개성의 상품화,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도박의 논리인 것이다. 그리고 이때 강산에, 신해철 그리고 시나위 출신의 서태지에 의해 상업적 성공과 자기 영역의 구축을 동시에 완성하는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었다.
 이렇게 록은 시대의 모순과 갈등하고 투쟁하면서 스스로의 존립근거를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예술 형태이다. 그리고 그것은 상품으로서의 운명과 상품으로서의 운명속에서 끊임없이 도전의 길을 가고 있다. 이제 다시 부활하는 록은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태속에서 다시 한번 처음 발생했던 이유인 사회변혁으로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문 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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