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어머니 빨래하던 그 자리엔
 어린 물고기 놀아도 좋았다
 아직 손과 발때를 다 지우지 못한 내가
 작게 물수제비 뜨던 때돌 따라
 희망의 징검다리 건너던 그 곳에
 낮게 방망이질 소리 흐르던
 해빙의 계절
 치마폭 잡고 따르던
 어머니의 저녁이면
 방 안 가득 하얀 다듬질
 또닥이는 동화를 듣다 꿈 속으로
 날개를 펴고
 색바랜 교과서 오려접은 종이배를 타고
 빨래터 달빛 춤추는 물 속으로
 물고기와 놀다 돌아와 날개접던
 둥지같은 어머니의 등

이성환(농업경제 · 4)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