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박스, 오프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파라바라의 파라박스이다. 사진/ 오지윤 기자

  최근 중고 물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중고거래가 많은 사람의 취미생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중고거래는 굳이 새 상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사고파는 것이다.
  최근에는 더 이상 팔지 않거나 구하기 어려운 물품을 중고시장에서 구매하며 희소성을 만끽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이렇듯 중고거래 시장은 ‘개성’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원하는 소비 트렌드를 확산시키며 중고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중고거래 유의사항, 중고거래 시 구매자와 판매자의 유의사항이다. 인포/ 오지윤 기자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


  에듀동아에 따르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중고거래 방식은 ‘직거래(70%)’, ‘택배 거래(21%)’, ‘특정 장소에서의 비대면 거래(8%)’ 순이다. 이처럼 대면거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중고거래의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해 중고거래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이 중고거래 활성화를 앞당겨 중고거래 시장을 성장시켰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2019년 후반 중고거래 플랫폼 헬로마켓에 ‘폐업’ 관련 키워드로 등록된 물품은 전년 동 기간 대비 115% 늘어났다. 의류 상점, PC방, 스포츠센터 등 많은 가게들이 폐업하면서 처분할 물품들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공간 정리를 강조하는 미니멀리즘 트렌드, 인파 밀집 지역을 피할 수 있는 캠핑류 취미 선호도 증가 역시 중고거래 흥행에 가세했다. 

  중고거래 현황


  1세대 대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은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다. 동시대 오프라인 주요 플랫폼으로는 아나바다, 플리마켓, 아름다운 가게 등이 있다. 과거 중고거래는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지 않고 중고 시세도 파악하기 어려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한 판매자를 가려내기 어려웠다. 또한, 안전거래가 도입되기 이전엔 사기나 불량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취약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오프라인 플랫폼 사용량이 줄어들고 모바일 혹은 온라인으로 중고거래를 하는 추세다.  특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대표적인 플랫폼인 당근마켓, 번개장터가 중고거래 시장을 성장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대두되는 모바일 혹은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면 판매자의 거래 이력을 열람하고 거래 후기를 작성할 수 있어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코로나19로 변화한 시대상에 맞춰 급성장 중인 중고거래 시장을 접목한 오프라인 중고거래 ‘파라바라’도 주목받고 있다. 파라바라는 판매자가 자판기 안에 연락처 및 대략적인 상품 설명, 희망 가격을 입력한 뒤 물건을 파라박스에 넣어두면 애플리케이션으로 물건을 확인하고 오프라인으로 구매자가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는 중고거래의 ‘비대면’ 시대를 열자는 취지에서 시작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중고나라는 ㈜중고나라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이는 2003년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해 회원 수가 급증하며 2014년에 정식으로 설립됐다. 방대한 중고거래 데이터를 연동시킨 모바일 앱의 거래액은 최근 2년만에 약 4배 증가했다.
  하지만 중고나라에는 여전히 사기꾼들이 들끓고 있다. 중고나라가 유명해지면서 해당 사이트를 악용하는 이용자들이 대거 유입해 피해자가 속출했다. 이를 꼬집어 반어적으로 표현한 ‘중고로운 평화나라’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번개장터
  2011년 웹과 앱 서비스로 시작한 번개장터는 2019년 1,000만 회원 및 연간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하며 대표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번개장터는 전국에서 거래가 가능하지만 ‘우리 동네만’이라는 기능을 설정한다면 인근에 있는 이용자와 거래할 수 있다. 또한 상점 후기를 통해 판매자의 거래 내역을 조회할 수 있어 사용자의 신뢰를 높여준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번개장터 자체 안심 결제 서비스인 번개페이를 제공하는데, 구매자가 거래액의 3.5%의 수수료를 부담하면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번개장터에서 거래액을 보관하고, 이후 구매가 확정되면 판매자에게 입금하는 방식으로 사기 근절에 기여하고 있다.
  당근마켓
  가장 최근 생겨난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가운데 독보적으로 급성장했다.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슬로건으로 사용자 동네 인증을 통해 반경 6km 이하의 인근 이용자들만으로 거래를 제한하며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켰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특성상 이용자 간의 필수적인 접근성을 제한했지만 중고거래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혔던 택배 사기 위험성이 낮아지자 이용자들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안전 거래를 위해 핸드폰 번호를 인증하고 당근마켓 자체 기능인 ‘매너 온도’를 도입해 사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이용자들과 택배 이용, 계좌 이체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중고거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플랫폼이 직면한 문제 

  중고거래 특성상, 신원이 불분명한 이용자들과 거래하기 때문에 플랫폼 사용자는 사기 피해에서 자유롭지 않다. 판매하기로 한 물건 값을 받고 물건을 보내주지 않거나 거래하기로 한 물건 대신 벽돌, 쓰레기 등 엉뚱한 물건을 보내기도 한다. 심지어 안전하게 거래하기 위한 ‘안전결제’ 시스템도 더 이상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다. 중고나라 사이트의 한 이용자는 “사기를 당할까 두려워 ‘안전결제’를 이용해 돈을 입금했는데 가짜 안전결제 창이었다”며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던 중 피해를 입은 사례를 밝혔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악용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수영복, 속옷, 하이힐 등을 판매하는 글에 구매의사를 밝히며 해당 상품을 착용하고 찍은 사진 일명 ‘착샷’을 요구하는 ‘착샷 성희롱’이 논란이 돼 해당 플랫폼에서 ‘착샷 성희롱 주의보’가 내려졌다.

  안전한 중고거래 시장으로 성공하려면...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다 보면 누구도 사기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구매자는 거래하기 전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 ‘더치트’ 혹은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계좌조회를 이용해 판매자의 사기 이력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는 판매자의 휴대전화 번호나 계좌번호로 간단히 조회할 수 있다. 중고거래 시, 택배 거래보다는 직거래가 안전하며 택배 거래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판매자에게 송장번호를 요구해야 한다. 혹여나 사기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ICT 분쟁조정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판매자와의 메시지 이력과 계좌이체 내역 등 사기 피해 증거를 신청서에 작성해 접수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거래량이 증가해 사기 피해가 늘어나자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속 인공지능(AI)은 모니터링으로 사기 의심 거래, 불법 품목 거래들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중고나라에서는 인공지능(AI) 모니터링 강화 후 중고물품 거래 피해 접수가 5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고거래 시장의 높아지는 인기에 중고거래 플랫폼과 구매자들이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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