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시계 – 다시 새 학기를 맞이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세가 수그러들지 않은 채 새로운 학기를 맞이한다. 작년 여름방학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여름방학이라고 별반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개학 이즈막인 지금 학생들이나 교직원들 모두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일 텐데 불안은 극복해야 하고, 기대는 확신에 다다랐으면 한다.
  코로나19 제4차 대유행에 따른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현재 대전, 부산, 제주 4단계)라는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개월 가까이 시행되고 있지만 코로나의 기세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9.19∼22)를 지나 내달 말까지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언젠가는 분명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많은 직종과 영역에서 재택근무가 길어지는 일들도 다반사이다.
  그럼에도 다행인 사실은 3천만 명의 국민들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고, 접종을 완료한 국민들도 1500만 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정부는 4분기부터 부스터 샷(추가접종)을 맞히기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40대 이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위드(with) 코로나’ 전환 논의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는 것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 체계를 추진한다는 것이 논의의 골자이다. 정부는 고령층 90%, 성인 8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에 이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 대학이라고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학 또한 하나의 사회여서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굳이 대학을 상정하지 않더라도, 지난 1년 사이에 전 세계 89% 정도의 학생들이 학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였다는 UN의 보고도 있었다. 3억 70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아예 학교에 가지 못했거나, 거의 등교하지 못했다는 통계도 발표됐는데 이것이 코로나19로 인한 탓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대학만 놓고 보면 사정이 그나마 낫겠지만 그렇다고 온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니 이 또한 해결해야 할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희망, 용기, 웃음 등 긍정의 낱말들이 불안이나 불운, 불신 같은 우울 계열의 단어로 가려진 시대를 살고 있다고 사람들은 믿지만, 사실 이러한 말들은 어느 시기든 언제나 늘 함께 해 왔다. 그렇다면 ‘대학’은 과연 어디에 속할까? 라는 물음이 언뜻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시계’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시력이 미치는 범위 또는 사물에 대한 식견이나 사려가 미치는 범위로 풀이되는 ‘시야(視野)’와 비슷한 시계(視界)가 있다. 그리고 시간을 재거나 시각을 나타내는 기계나 장치를 통틀어 이르는 시계(時計)라는 말도 들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은 도전과 용기로 쌓은 희망과 응원의 공간이다. 때로는 상아탑에 비견되는 고독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긍정과 창의의 에너지로 전환시켜 현대화를 촉진시킨 문명의 정수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대학은 비단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며 동시에 미래사회에 대응해야 하는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 대학이 활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 대학은 희망과 용기, 웃음 등 긍정의 말로 상징된다. 설령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더라도 대개는 그렇다. 우리의 미래세대인 학생들이 있어 대학의 시계는 더 넓고 깊으며, 분명 더 나아질 것이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