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파양에 정당한 이유는 없다

황정인 기자,  독어독문학과

  최근 한 유명 연예인의 반려동물 파양 논란이 큰 화제다. 그는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그의 일상은 좋아 보였고, SNS를 통해 반려견의 근황을 공개하며 팬들에게 화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그의 대학 동기라고 밝힌 한 시청자의 폭로 글로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그가 전에 고양이와 강아지, 고슴도치 등의 많은 반려동물을 입양했다가 파양하기를 반복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큰 분노를 표했다. 반려동물 파양 의혹에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부정하고 해명하던 그가 결국에는 이실직고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외에도 키우던 반려동물을 쉽게 파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스나 SNS에서 반려동물을 유기하거나 학대하는 잔인한 영상이 올라올 때면 인간으로서 회의감이 드는 게 당연하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버려지는 유기동물의 수는 13만 마리다. 한 달로 환산하면 한 달에 적어도 만 마리 이상이 유기된다는 얘기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유기와 파양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에서는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위해 각종 시험을 치르는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유럽에서는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거나 동물 학대 방지 및 유기견 관리를 위해 반려동물 보유세를 부과한다. 이로써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이 충동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동물복지 종합계획에서 2022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국민들은 이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책임감을 갖게 할 수 있어 찬성한다는 입장과 세금에 대한 부담감으로 유기동물이 증가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등장했다.
  반려동물 입양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을 갖춘 외국과 달리 현재 우리나라는 관련 규제법이 한없이 약하다. 반려동물 등록이 법적으로 의무화됐지만, 동물등록을 하지 않은 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반려동물 입양이 쉽다는 건, 그만큼 파양도 쉽다는 의미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반려동물을 입양한 후에 키우기 힘들다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며 무책임하게 파양하는 건 있어선 안 될 일이다. 반려동물을 데려왔다면 끝까지 책임지고 키워야 하는 게 당연하다.
  우리나라에서 강아지 분양은 주로 펫샵에서 활발하게 이뤄진다. 분양하는 강아지들은 비윤리적으로 강아지를 생산하는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나, 크기가 클수록 값이 덜 나간다는 이유로 사료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한다. 그 이후 이들은 경매장을 거쳐 우리가 흔히 접하는 펫샵으로 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생명을 쉽게 사고파는 행위가 다반사로 이뤄진다. 돈을 주고 동물을 입양했다고 해서 생명을 쉽게 생각하거나 결코 상품화해서는 안 된다.
  최근, 유기견보호센터에서 안락사를 앞둔 생명을 구조한다는 좋은 의미로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들도 많은 추세지만, 이 역시도 아무런 준비 없이 입양해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매일 산책을 나가고 정성을 다해 돌보는 수고로움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본인이 반려동물을 부양할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 평생 함께할 수 있는지 등을 진지하게 고민한 후 반려동물과의 일생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