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로고 속 여성은 누구일까? 바로 바다의 요정 ‘세이렌(seiren)’이다. 세이렌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하반신은 새의 모습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님프’다. 세이렌은 아름답지만 섬에 배가 다가오면 신비로운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해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일으켜 죽게 했다고 한다. 세이렌은 ‘유혹’과 ‘속임수’를 상징한다. 스타벅스의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는 17세기 노르웨이 판화에서 묘사된 세이렌의 모습을 로고에 사용했다. 로고에 세이렌을 넣게 된 이유는 ‘세이렌이 뱃사람을 홀린 것처럼 사람들을 홀려서 커피를 마시게 하겠다’라는 것에서였다.
  창업 당시의 로고는 지금의 것과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스타벅스 최초의 로고 속 세이렌은 풍성한 머리카락에 적나라하게 노출된 상반신, 비늘이 섬세하게 표현된 두 개의 꼬리를 가진 모습이었다. 또, 지금의 초록색 마크가 아니라 커피색과 같은 갈색의 로고를였다. 그러나 고대 나무 판화 속 인어의 모습을 본 떠 스케치한 결과, 노출이 심한 모습으로 제작돼 수정이 필요했다. 하워드 슐츠는 담당 디자이너에게 ‘머리카락으로 상반신 노출을 가려달라’고 부탁했다. 스타벅스 브랜드 이름을 커다란 원 안에 크고 또렷하게 넣었으며, 원 안의 글자 사이와 세이렌의 왕관에 별을 추가했다.
  하지만 여성 단체들로부터 노출에 대한 항의를 받아 또 수정을 가했다. 결국, 인어의 하체와 이어지던 배의 노출도 없애 상반신 대부분을 가렸다. 창립 40주년이었던 2011년엔 로고에 큰 변화가 있었다. 로고의 큰 면적을 세이렌이 채우도록 크기를 키우고, 사이에 별 두 개를 배치한 브랜드명을 아예 빼버렸다. 이런 식으로 로고가 20년간 조금씩 변화했고, 지금의 로고가 된 것이다. 스타벅스 최초의 로고는 미국 시애틀의 ‘스타벅스 1호점’에 보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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