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코로나 시대에 더 조심해야 할 일

  그제 입동이 지났고, 벌써 찬바람머리에 들었다. 그런데 아직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의 기세는 꺾이질 않는다. 지난 12월 처음으로 세상에 보고돼 퍼지기 시작했으니 이제 1년이 다 돼 간다. 그 사이 우리 사회엔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여전히 진행되며, 그 끝도 짐작이 어려울 지경이다. 평범한 우리네 사람들은 그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일상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밥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갈 때도 출입 기록을 요구하고, 학교 건물에 드나드는 일도 일일이 다 기록해야 하는 시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니 불편도 불편이거니와 여간 고역이 아니다. 하지만 건강과 안전 앞에 이 정도는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정작 문제는 다른 데 있다. 혹시라도 이런 상황 속에서 미처 놓치고 있는 일들은 없는지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환경 문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당장 길거리로, 산책길로 눈길을 돌려보자. 여기저기 버려진 1회용 마스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포르투갈의 한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뒤로 한 달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마스크가 1,290억 장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1회용 마스크는 재활용이 부적합하고 오염 가능성도 있어 종량제 봉투에 폐기해야 한다. 땅에 매립할 경우 분해에 수백 년이 걸리고, 소각 과정에선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다. 또한, 마스크 양쪽의 동그란 고리에 야생동물의 발이 걸려 심하면 괴사에 이르거나 마스크 귀걸이에 발이 걸린 새의 사진 등이 화제가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 캠페인’이 벌어진다는 소식도 들린다. 뿐만 아니라 동물들이 마스크를 먹이로 알고 삼켰다가 목숨을 위협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 같은 현실에는 그것이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이유도 한몫한다.
  그런데도 마구 버려지는 것들이 부지기수다. 환경운동연합이 길거리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분류 조사한 결과 기존에는 없던 1회용 마스크 쓰레기가 다수 발견됐다고 한다. 환경단체들은 사람들이 다 쓴 마스크를 길거리에 마구 버려 환경에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말레이시아의 한 환경단체는 자국 정부에 종이라든지 플라스틱, 유리를 나눠 수거하는 것처럼 마스크 분리수거 정책을 제안했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현재로선 위생이나 방역 문제를 들어 마스크를 잘 버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일회용품 사용의 급격한 증가의 심각성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부지불식간에 야금야금 전개돼 하루 이틀에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그 피해에 더욱 무뎌질 수 있다. 흔히 사용되는 일회용 장갑도 전 세계적으로 한 달에 650억 개 정도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돼 결국엔 인체에 흡수된다는 사실은 단골 뉴스거리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바이러스 확산과 흡입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이렇게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지만 환경을 위협한다면 이 또한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다. 대학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으면 한다. 물론 자원 재활용을 위한 국가 차원의 선순환적 정책이 충실히 뒷받침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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