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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출신 장애 예술인, 고정심 화백을 만나다
구나현 기자, 현지수 기자, 황정인 기자 | 승인 2020.10.14 09:40|(1163호)
사회복지 유공 표창 수상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사진/ 고정심 화백 제공

  1993년 38세에 엄마 등에 업혀 우리 학교 회화과에 수석 입학한 인물이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불굴의 의지를 보인 이 인물은 고정심 화백으로, 화백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충대신문은 고정심 화백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끊임없이 순수한 열정을 발휘하는 면모를 여실히 볼 수 있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1956년 2월 14일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독학해서 초, 중, 고를 검정고시로 마치고, 38세에 93학번으로 우리 학교 회화과에 수석 입학했습니다. 4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받아 공부하고 수석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에 입시 미술학원과 아동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능 기부로 봉사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고정심 화백 작업 중인 화백의 모습이다. 사진/ 고정심 화백 제공

 Q. 미술 작가가 되고자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A. 아파서 학교는 못 갔지만, 병원에 누워서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 그림을 보고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크면 화가가 되겠다”고 칭찬해 주신 것이 계기가 돼서 막연히 ‘크면 화가가 돼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한 기회로 유명 작가를 알게 됐고 사사를 하고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작가는 업혀 들어가는 저를 보고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정식으로 미대를 가서 배우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Q. 대학 졸업 후에도 대학원에 진학하고 자격증을 따는 등 계속해서 배움에 열정적이신데요. 배움을 끊임없이 지속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학원 운영을 위해 더 잘 가르치고 싶어서 교육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또한 일을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로 알아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래픽, 한국사, 사무 능력, 다문화 가족 상담 자격증 등 여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대표작 『소원 펼치기』 고정심 화백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사진/ 고정심 화백 제공

 Q. 주로 자연과 동심을 담은 그림을 그리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작품의 주된 소재를 자연(들꽃)과 아이들의 표정, 동작으로 삼습니다. 회화의 ‘진실’을 찾다 보니까 자연과 아이들이 가장 진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학자들이 말하는 이데아, 관념 등의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나의 마음이 느끼는 진실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Q. 화백님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거나 만족스러운 작품은 무엇인가요? 
 A. 만족스러운 작품은 없는 것 같습니다. 완성하고 나면 늘 부족한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작품은 『소원 펼치기』입니다. 아이들하고 지내다 보니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이는 어른들에게 보여주는 아이의 속마음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Q. 봉사활동을 오래 해오셨는데, 봉사활동과 관련해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A.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저의 재능을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2000년 초부터 특수 학교인 성심학교에서 미술 봉사를 시작으로 해서 복지관, 주간 보호센터 등에서 일주일에 3~5회 정도 봉사를 합니다.
  하루는 소나기가 세차게 오는 날 봉사를 하려고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비 오는 날은 봉사하지 마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저는 “제가 가르치면 비가 와도 가야죠, 봉사는 그런 마음으로 하는 거예요”라고 답했습니다.  
 Q. 드론을 사용해 새로운 작업에 도전해 보시겠다고 하셨는데 앞으로의 작품 계획도 궁금합니다.
 A. 저는 일어설 수 없어서 높은 곳을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드론의 도움을 받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형상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인생의 여러 방면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계십니다. 인생의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A. 제 인생의 목표는 일생 장애인으로 불편을 느끼면서 살았지만, 삶을 다하는 순간 ‘정말 잘 살았다’고 스스로 느끼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건강이 허락한다면 수능을 다시 치러서 국어국문학과에 다니고 싶습니다.

 Q. 알고 있는 입시 노하우를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 입시 미술 전문학원을 꾸리셨다고 들었습니다. 미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과 그림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합니다.
 A. 공부(그림)는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어느 순간에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 시간을 더 투자해서 인내를 갖고 기다리면 반드시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노력했습니다. 공부에는 지름길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나이, 성별, 장애 등 여러 요소로 도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말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A. 전술한 것처럼 포기하지 않으면 됩니다. 자신의 목표에 경제의 원리를 적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즉, 조금 노력하고 많이 얻으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삶은 노력과 시간을 들인 만큼 얻어진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미래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입니다. 가보지 않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패라는 경험 없이는 성장도 없으며, 엎어져서 무릎도 깨져보고, 아파서 눈물도 흘려봐야지 단단한 자생력이 생긴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전해야 합니다.

 

구나현 기자, 현지수 기자, 황정인 기자  mnknh9901, guswltn1004, heather3331@o.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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