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 히로나리 저, 『푸코의 미학』

  우리 인간은 현재의 순간에 서 있으면서 보다 바람직한 미래의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존재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라는 질문은 삶의 순간마다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쉽지 않은 문제다. 이는 흐릿한 미래를 붙잡고 나아가기 위한 결정을 의미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던저야 하는 질문이다. 이러한 자신과의 대화가 꼭 사회적인 지위나 경제적 부와 같은 성공을 쟁취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 내면의 대화는 거대한 바다와도 같은 세상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삶이란 하나의 예술작품과도 같다. 바람직한 삶이라는 목적을 바라보며 자기 자신을 변형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이 작품을 창조하는 과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푸코는 생의 말년에 이러한 실존의 미학에 대해 심층적으로 탐구한 철학자이다. 우리는 그가 앞서서 고민한 삶의 미학을 읽어나가며, 우리의 현재나 미래를 헤쳐 나갈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푸코의 후기사상은 강연록의 형태로 출판되었기 때문에 독서에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그의 사유를 정리하며 해설한 책부터 읽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다케다 히로나리의 『푸코의 미학』은 ‘실존의 미학’을 중심에 두고 푸코의 사유 전체를 읽어나가는 책이다. 『푸코의 미학』의 본론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푸코의 전기 예술론의 핵심인 ‘바깥’을 다룬다. ‘바깥’은 1960년대의 푸코의 다양한 예술론을 관통하는 키워드이다. 이는 근대 이성적인 주체의 힘을 그 자리를 텅 비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푸코는 이러한 ‘바깥의 사유’를 사드, 마네, 마그리트, 루셀 등의 선구자들 작품 속에서 확인한다. 푸코는 예술론에서 발견한 예술의 위반의 힘이 쇠퇴한다고 여기며 이 힘을 사회시스템 내부에서 찾고자 한다. 2부는 1970년대의 푸코가 제기한 권력의 문제가 우리 신체에 어떻게 행사되는가에 대해 논의한다. 푸코는 권력이 행위, 즉 ‘인도(conduct)’같은 수단에서 나타난다고 본다. 이 말은 ‘자신의 행동’과 ‘타자를 인도한다’는 두 가지의 뜻을 지닌다. 그렇다면 권력, 통치의 문제는 타자의 자유를 결정하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한 관계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말한다. 2부 마지막 장에서는 통치를 자신과의 관계로 연결 지으며 이 책의 화두인 ‘실존의 미학’을 전개해간다. 후기 푸코는 그리스 문헌 속에서 삶의 미학에 대한 모델을 발견한다. ‘자기에의 배려’라는 모델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려 자신의 진리를 획득하는 방법이다. 이는 현명한 행동을 하기 위한 분별력 있는 마음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푸코가 고대 철학에서 찾아낸 ‘실존의 미학’은 자기 자신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삶의 방식이다. 이때 삶은 자기 스스로가 변형시키기도 하지만 타자의 조언이나 인도에 의해서도 변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3부는 1부와 2부에서 전개한 주체론과 예술론에 나타나는 ‘바깥’의 양태를 탐색함으로써 푸코의 사유 전체에 나타나는 실존의 미학을 재파악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푸코의 미학』은 한 권에 푸코의 방대한 사상을 집약적으로 담고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서론에 책의 특징부터 구성까지 제시하여 이 책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방향을 친절히 안내해 준다. 또한 각 장마다 장 전체 흐름을 제시하거나 요약하는 문단들이 있어서 읽는 중간에 이해도를 점검할 수 있는 장치들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푸코의 깊고 위대한 성찰을 이해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푸코의 미학』이 다루는 ‘실존의 미학’ 또는 ‘삶의 미학’은 우리에게 깊은 위안을 주거나 삶을 윤리적으로 가꿔갈 지혜를 전달한다. 우리는 살면서 외부적 요소를 더 고려하느라 나를 소홀히 여기기도 한다. 혹은 타자의 삶을 고려하지 못하며 강압을 행사할 때도 있다. 『푸코의 미학』은 이러한 삶의 순간순간들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우리가 실천해 나가야 할 삶의 윤리가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한다.

이하은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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