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10.14 수 09:42
상단여백
HOME 충대신문 참여
심취일과 취미
충대신문 | 승인 2020.10.13 12:03|(1163호)

  사람은 주위 환경에 변화가 적으면 체감하는 시간의 흐름도 잘 느끼지 못한다던데, 그 말이 맞는 것도 같다. 벌써 2020년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처음에는 “말도 안 돼”라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별로 큰일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은 나의 무엇이 쌓이고, 무너졌는지 전혀 상관하지 않고 제멋대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이제 얼핏 알 것 같았다. 혹은 시간에 해탈한 척 올해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놓아버린 상태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몸은 바쁘지 않은데 마음만은 분주해지고 내가 취미도 공부도 제대로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보면 가을을 탄다고 비웃겠지만, 그 사람도 은연중에 먹고사는 걱정은 하고 있으리라.
  이렇게 시간도, 돈도 없고 심지어 마음의 여유까지 없는데 취미를 권하는 것은 무책임하거나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취미는 무슨 취미,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혹자는 취미를 아예 업으로 삼으라는 말을 한다. “취미를 갖는 것보다 일로 삼는 게 낫지 않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젊음을 바쳐서 성취하는 게 더 의미 있는 일이지 않을까?”라는 말로 취미나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으라는 권유를 한다. 무슨 말인지 이해는 간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에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을 취미라는 말로 흐지부지 흘려보내지 말고 무엇이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될지, 유용한 생각을 하라는 것이겠지. 뭐든 불안한 어리고 돈 없는 지금 상황에서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삼고 발전을 꿈꾸지 않으면 오래 유지될 수도 없을뿐더러, 시간과 재능을 낭비한다는 말이겠지. 별로 동의하고 싶지 않지만,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에 제대로 응수하고픈 마음이 생긴다.
  돌아올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우리들은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한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그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건가? 예컨대 무거운 짐을 요령껏 나르는 것,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는 것,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시를 쓰는 것, 친구를 기다리다 노을을 찍는 것, 댄스곡을 들으며 러닝머신을 뛰는 것이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두 의미 없다고 할 수 있는가? 설사 일이라 하더라도 저것들을 즐기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오히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취미를 진중하게 생각한다는 증거 아닐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고로 꿈을 이루려면 반드시 운이 필요하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아도 일이 잘 풀리지 않게 돼 망한다면 그 사람은 취미도 잃고 일도 잃게 될지 모른다. 그러니 좋아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것보다 무슨 일을 하든 힘든 일처럼 느끼지 않는 경지에 오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실의 벽이 나를 밀어내는 것 같아 조급해져 다른 것들은 눈에 안 들어오기도 하지만, 가끔은 먹고 사는 일이든 취미든 그 속에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해서 행복하고 뿌듯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과 취미의 경계가 사라지면 사람들이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충대신문  news@cnu.ac.kr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305-764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99  |  대표전화 : 042)821-6141  |  팩스 : 042)821-72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금영
사장 : 이진숙  |  편집인, 주간 : 이금영  |  충대신문편집국장 : 김동환  |  충대포스트편집국장 : 이해람  |  충대방송편성국장 : 성민주
Copyright © 2011-2020 충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