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위한 발걸음

나유형 기자, 정치외교학과

  2020년 한국의 여름은 모두에게 기억될 것이다. 현재의 누군가는 50일 넘게 지속된 대한민국의 역대급 장마가 있었던 해로, 미래의 누군가는 기후 위기의 시작으로 말이다.
  올해의 여름은 정말 기억될 만 했다. 장마 뿐만이 아니다. 수돗물 유충 사건을 비롯해 서울시 은평구 봉산 일대에 무더기로 출몰한 대벌레 등 해충들의 습격, 9월까지 상륙하는 태풍들까지. 얼핏 들으면 그들 사이에 무슨 상관이 있나 싶지만 이 연결고리는 필연적이었다. 바로 지구온난화라는 원인 때문이다. 
  장마와 지구온난화의 상관관계는 이러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기온이 오르자 상공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북쪽 고기압에 영향을 끼쳤다. 이 고기압은 여름에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고기압과 길게 대치하게 됐고, 이로 인해 중남부 지방의 심각한 폭우가 이어졌던 것이다. 해충들의 경우는 이렇다. 지난해는 겨울 제주에 꽃이 필 정도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었는데, 이러한 높은 기온 덕분에 각종 벌레 알들이 얼지 않아서 올해 여름 많은 해충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라는 사태를 인간의 욕심이 만들었듯, 이로 인한 고통 또한 인간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미래의 환경 위기로 인한 재난 뿐만이 아니다. 현재에도 기후 위기로 인한 암담한 미래를 직면하고 있는 1030세대 중에서는 ‘기후 우울’로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미래의 환경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에 회의감을 느낀다. 또, 대다수의 사람들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환경을 파괴하는 행동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에 대해 절망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도 인간이지만 치유할 수 있는 것도 결국엔 인간일 것이다.  
  환경위기를 위해 노력할 방법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보려 노력하는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두고 살아가는 삶을 말한다. 이를 실천하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에겐 필요 없는 물건들이 너무나도 많지 않은가? 옷장을 봐도 입지 않지만 버리기 아까워 쌓아둔 옷들이 가득할 것이고 냉장고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들이 하나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자신의 생활 속에 존재했던 욕심들을 하나씩 비워가는 것은 어떨까 한다.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이 우리 지구를 아프게 만들었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모여 우리 삶의 터전이 다시 회복되도록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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