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와 청와대, 그리고 서울에 남아있는 정부 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여야는 치열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그러나 2004년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인 것은 관습헌법’이라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아닌, 청와대와 국회가 빠진 불완전한 모습의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된 이유다. 김 원내대표의 의견대로 행정수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헌법 개정의 선행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를 위한 행정수도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약 12% 면적의 국토에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으며 각종 인프라도 서울∙수도권에 집중돼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회와 공공기관, 공기업 등을 차례로 이주시켜 마중물 역할을 한 후, 인프라와 여건이 조성되면 기업도 자발적으로 지방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학과 기업 등의 이주는 정부가 강제할 수 없으므로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공공기관 이전을 먼저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행정수도 이전을 두고 부동산 정책 실패와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무마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미 헌재에서 위헌 판정이 났는데 뒤집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행정수도 이전 발언이 나온 이후 세종시 집값이 급등한 것을 근거로 들며 이는 또다른 투기지역을 만들 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600년이 넘는 서울의 역사를 하루아침에 세종으로 옮기는 것은 국가 정체성을 해치는 것이며, 통일을 지향하는 시대에 맞지 않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충청권은 행정수도 이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2019년 4월 발표된 국회 사무처의 ‘국회 분원 설치의 타당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의 세종시 이전이 정치∙사회∙행정∙경제적 측면에서 타당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충청권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5만 3천여 명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으며, 1만 2천여 명의 고용과 1년에 3,271억 규모의 지역 내 총생산이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보고서가 국회 ‘분원’ 설치와 관련한 것임을 감안한다면 국회와 청와대가 모두 세종시로 ‘이전’했을 때의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행정수도가 세종시로 이전되면 생활권을 같이하고 있는 대전시에도 자연스럽게 인구 유입, 고용, 경제력이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사회∙문화적 인프라가 구축돼 더욱 살기 좋고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행정수도 이전과 함께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혁신도시 시즌 2’가 맞물린다면 보다 많은 공공기관들의 지방 이전이 이뤄질 것이다. 이는 지역인재 혜택을 받는 우리 학교에 무엇보다 중요한 소식이다. 앞으로 진행될 논의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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