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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교정을 묵묵히 지키는 사람들을 만나다
윤상은, 이도경, 이정민 | 승인 2020.09.02 14:34|(1161호)
폐쇄된 제3학생회관 출입구 제3학생회관 식당 출입문이 폐쇄된 모습. 사진/ 이도경 기자

  코로나19는 우리 학교 교정을 공허한 모습으로 바꿔놓았다. 예전보다 적막한 모습이지만 묵묵히 제자리에서 학교를 지키시는 분들이 있다. 학교 먹거리를 책임지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모든 건물을 깨끗이 쓸고 닦는 대학공무(미화) 직원, 야간에도 학교를 지키는 야간순찰근무자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
Q. 코로나19 이후로 달라진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우선 학생들이 찾아와야 현재 투입된 인력에 알맞은데, 주 고객층인 학생이 없으니 매일매일이 불안합니다. 무엇보다 매출에 큰 타격이 있으니 운영에 부담을 느낍니다. 특히나 우리 학교는 타 대학과 다르게 코로나19 이후에도 축소 운영 없이 정상 운영했기 때문에 손해를 많이 봤습니다. 약 2/3 정도의 인원 감축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99카페는 주로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했는데 계약이 끝나면서 더 이상의 연장 없이 나가고 현재는 정직원만 일하고 있습니다. 발열 체크와 같은 업무를 추가적으로 해야 한다는 변화도 있습니다. 기존에 식당에서 일을 하시던 조리사분들이 직접 발열 체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습니다. 

Q. 코로나19 이후 전체적인 업무 환경 및 분위기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A. 학생들이 많이 올 때는 교내 식당, 카페, 편의점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힘들더라도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셨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온 만큼 많이 파니까 보람도 있었다고들 말씀하십니다. 지금은 주 고객인 학생이 거의 없으니 멍하게 기다리기만 하는 시간들을 힘들어하십니다. 위생 점검 등과 같은 기본적인 업무가 끊긴 것은 아니지만 늘 정신없이 돌아갔던 배식 시간에 사람이 없다 보니 느끼는 변화가 클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Q. 기억에 남으시는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A. 오뉴월쯤에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99카페와 교내 식당에 방문했다는 전화를 받았었습니다. 그 소식을 접함과 동시에 99카페와 식당 모두 폐쇄하고 방역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확진자가 왔으면 매뉴얼대로 모두 닫는 것이 맞지만 확진자의 접촉자 방문은 또 처음이었기 때문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확진자 방문 매뉴얼에 따라 폐쇄 및 방역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준비해뒀던 재료를 모두 폐기 처분해야만 했던 안타까운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Q. 변화한 환경에 대응해 학교 측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A. 학교에서 손소독제, 발열 체크 기기 등 방역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학교만 힘든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Q. 임금의 변화는 있었나요?
 A. 임금 삭감은 없었습니다. 이진숙 총장님께서 현재 국면에 맞선 구성원 복지에 신경을 기울이셨습니다. 이미 코로나19 초창기에 이와 관련한 부분은 짚고 넘어가셨습니다. 저희 생활협동조합에서는 이 부분에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Q. 학교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A. 올 하반기에는 단축 운영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 일하고 계신 정규직 분들로만 운영을 하려니 정상적인 운영이 힘들어졌습니다. 임대 들어온 분들이 계신 1학과, 2학은 정상 운영을 할 예정이며 99카페는 3학과 국제교류본부, 농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상 운영할 계획입니다. 2학기도 비대면 수업이라 다들 학교에 방문할 일이 거의 없겠지만 방문한다면 외부로 나가지 말고 저희 생협에서 운영하는 매장을 이용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생협은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열악했기 때문에 사실 교육부 측에서도 되도록 생협을 이용하라고 공문을 보내기도 했었는데 더 어려워진 이 시점에 다들 도우며 지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윤상은 기자 yunse488@o.cnu.ac.kr

대학공무직원 (좌)서진원 정책국장, (우)황준규 조정국장. 사진/ 윤상은 기자

대학공무직원(미화)
Q. 코로나19 이후로 달라진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먼저 활동 동선이 늘어났습니다. 기존에 있던 여러 개의 출입구를 폐쇄하고 한 곳으로 지정하다 보니 공무직(미화)원들이 분리수거를 할 때 길을 돌아가야 하는 힘듦이 있습니다. 동서남북 다니며 환경 정리를 하는 업무이므로 쓰레기와 물건 등을 들고 다닐 때 많은 이동이 필요합니다. 또 발열 체크 업무도 추가됐습니다. 일부 단과대에서 공무직(미화)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지만 무더운 날씨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하는 점도 애로사항 중 하나입니다.

Q. 코로나19 이후 전체적인 업무 환경 및 분위기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A.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침체됐습니다. 학교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한 직종이 저희 공무직(미화)원입니다. 정부세종청사, 지하철 역 등 감염자에 꼭 미화원들이 포함되더라고요. 환경 관리 업무를 맡다보니 떨어진 마스크를 수거하기도 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과정에서 전염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비대면 강의로 인해 전체적인 작업량은 다소 감소했으나,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청결 유지 업무에 종사하는 직군이므로 계획된 업무는 매일 변함없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독과 관련해서는 문제 발생 시 책임이 생긴다는 염려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증가했습니다. 

Q. 변화한 환경에 대응해 학교 측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A. 처음에는 마스크를 개인이 구입해서 사용하다가, 현재는 학교에서 공급해주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휴게 공간 밀집의 문제입니다. 인원에 비해 적은 공간에서 5명 이상이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밀접 접촉과 감염을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휴게 공간이 좁으니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며 휴식을 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우리 학교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다면 공무직(미화)원 간 감염이 취약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코로나19 이후 인원 감축이 이뤄졌나요?
 A. 현재까지 인원 감축은 없고, 주로 근무지 재배치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감원의 불안감도 조금 있습니다. 앞으로 신규 추가 채용 인원도 감소할 것 같습니다. 용산동에 있는 산학연처럼 2명 이상 채용해야 할 것을 1명만 채용하는 식으로요. 이렇게 하면 기준 이상의 면적을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등 업무 강도가 심하게 높아진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Q. 학교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A.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공동체 의식으로 한 마음이 되어 극복해야할 것입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마음을 갖고 가장 낮은 곳에서 육체적 근로를 하는 공무직(미화)원들이 존중받았으면 합니다. 모든 구성원이 서로 상생하는 학교 문화가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신가요?
 A. 2019년 3월 정규직 전환 이후 1년 6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처우는 아직도 비정규직에 머물러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 학교 구성원이 됐다는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공무직(미화) 간에도 정년 차별이 존재해 실망감만 높아졌습니다. 임금은 여전히 2018년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교육공무직원들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현재 정규직 전환 이후 첫 노사 교섭을 하는 중입니다. 총장님의 미래 비전 구상 중 구성원에게 자랑스러운 대학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고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 교육공무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도경 기자
ehrud0825@cnu.ac.kr

김찬우 경비 반장 김찬우 경비 반장이 99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이도경 기자

야간순찰근무자
Q. 코로나19 이후로 달라진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학교에 건물이 100여 개 가까이 됩니다. 매일 세 번씩 건물 내·외부를 순찰하는데, 코로나19 이후로 QR코드를 찍고, 발열 체크도 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정해진 시간에 목표 지점을 다 확인해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 피로도도 높아졌습니다. 또, 무증상감염자도 많다고 하니 혹시 감염자는 아닐까 하는 걱정과 경계심이 생기면서 심리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Q. 코로나19 이후 전체적인 업무 환경 및 분위기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A. 업무 분위기가 변했다고 느끼지는 않습니다. 다만 혹시 외부인이 들어오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면서 보통 때보다 예민해졌습니다.

Q. 변화한 환경에 대응해 학교 측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A. 학교 측에서 일회용 장갑, 마스크와 손소독제 같은 방역 물품을 보급해줬습니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다 보니 수량이 부족할 때가 있긴 하지만 학교에서 바로 보충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일일이 신분을 확인해 출입을 관리해야 했는데 QR코드 도입 이후로 많이 개선됐습니다.

Q. 코로나19 이후 인원 감축이 이뤄졌나요?
 A. 인원 감축은 없이 야간 순찰 15명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Q. 야간 순찰 인원은 충분한가요?
 A.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는 합니다. 인원이 보충되면 좋겠지만 학교의 여건상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 인원이 조금 빠듯한 면은 있지만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습니다.

Q. 학기 중에도 텅 빈 교정의 모습을 보시면서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A. 학교를 순찰하다 보니 교정이 비었다는 것을 많이 체감합니다. 작년에는 학생들이 야간에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가끔 사람이 있더라도 학생보다는 시민들이 대부분입니다. 젊은 열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쉽습니다.

Q. 기억에 남으시는 에피소드를 소개해주세요.
 A. 3달 전에 술을 마시고 벤치에서 정신을 잃은 학생을 발견해 119에 신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응급처치를 하며 기다렸는데 구급대원이 도착하자마자 학생에게 마스크를 씌우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때 코로나19로 일상이 달라진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Q. 학교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A. 학교 구석구석을 살피면 주인의식이 없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작년엔 누군가 학교 농장에 담배꽁초를 버리면서 불이 난 적이 있습니다. 잘 마무리됐지만 학교가 자기 집이라고 생각했다면 함부로 버리지 않았을 겁니다. 저는 우리 학교를 직장보다는 집, 모교로 느낍니다. 학내 구성원들과 시민들도 주인의식을 갖고 시설물을 깨끗하게 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A. 우리 학교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지금 당장은 복지나 임금수준이 좋아지지 않더라도,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여건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또 종종 마스크를 안 한 학생들을 보게 됩니다. 마스크 착용은 본인뿐만 아니라 남을 위한 배려입니다. 고령자 같은 고위험자는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일이니 꼭 방역수칙을 따라주시길 바랍니다.

이정민 기자 renee273@o.cnu.ac.kr

윤상은, 이도경, 이정민  yunse488, ehrud0825, renee273@o.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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