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와 대학의 미래

  코로나19로 이름 붙여진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은 기어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시대를 불러오고 말았다. 어느새 사회 곳곳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지고, 밤늦은 시간 엘레베이터 안에서의 마스크 착용마저 에티켓이 되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부딪히면서 해묵은 갈등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크고 작은 다툼은 늘어만 가고 있다. 2019년 12월 세계 최초로 보고된 후 반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코로나19는 팬데믹이 되어 전 세계를 그야말로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벌써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두 가지 느낌을 전제한다. 첫째는 코로나19는 반드시 극복된다는 자신감이다. 그리고 둘째는 이제 우리가 알던 세상은 끝났고 이전처럼은 영원히 돌아갈 수 없다는 불안감이다. 오랜 역사 안에서 겪었던 수많은 경험들이 이러한 감정을 때로는 흩어지게 하고 더러는 합하게 하면서 인류로 하여금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나눌 수 있게끔 해주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한두 마디로 요약할 수는 없으니 혹자는 인구에 회자되는 4차 산업혁명이 끝나기도 전에 5차로 넘어가는 혁명시대가 될 것이라 하고, 또 어떤 이는 언제든 생활의 모습이 바뀔 수 있는 티핑 포인트의 상시화시대가 될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세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근본에서부터 흔들리면서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은 물론 미래를 대비하는 태도마저 바뀌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 질서가 영원히 바꿔놓을 것이라는 전망은 인간관계의 문제나 사회적 가치의 우선순위 같은 삶의 조건을 급진적으로 재편시킬 것이라는 예측과 다르지 않다. 국내외에서 경제, 과학기술, 의료, 정치, 교육 등 각 분야는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문화와 활동상을 보여줄 것이다. 그 가운데 교육 분야는 특히 우리와 관련이 깊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대학은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대학은 “전통과 혁신의 복잡한 결합” 속에서도 스스로를 구제하면서 학문적 해법을 통해 사회와 함께 해왔다. 오래 전 대학은 스콜라주의적 학문의 경향 속에서도 인쇄술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열광적으로 이용했다. 중세 대학의 지식 저장고로 기능했던 개인의 기억력이 인쇄술을 통해 이전되면서 교과서와 학문적 논고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세계는 새로운 질서를 맞아들였다.
  이제 교육체계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설령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긍정적인 시각 속에서 기존 교육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코로나19가 제공해 준 셈이다. 원격수업은 학기의 4분의 3이 넘게 진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교육과 기술이 합성된 에듀테크는 오히려 대학교육의 실험적 보편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대학이라는 공간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때마침 시작된 충남대학교의 새로운 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웹 사이트 속 세계보건기구 WHO의 대시보드나 존스 홉킨스 대학의 코로나19 지도도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새롭게 단장되어 아름답기 그지없는 충남대학교의 도서관에 학생들이 뿜어내는 열기가 가득할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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