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총장의 리더십

  지난 8월 미국 하버드대 로렌스 바카우 총장이 국무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비자와 이민 절차가 예측할 수 없고 불확실한 까닭에 학생들이 초기 비자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국제 학생들과 학자들은 단지 대학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대학이 그들을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이 서한을 보낸 까닭은 팔레스타인 신입생 한 명이 미국에 반대하는 정치적 관점을 표현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의해 구금되었다 추방됐기 때문이다. 바카우 총장의 아버지는 동유럽의 포그롬을 탈출해 미국에 온 이민자이며, 어머니는 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탈출한 난민 출신이다.
  그가 지난 3월 20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면담한 데 이어, 미국의 주요 대학들이 중국 신입생을 받지 않거나 공자학원을 속속 폐지하는 가운데 베이징대(Peking University)를 방문해 두 학교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사에서 중요한 시기에는 주요 대학들이 특별한 역할을 수행해왔으며, 대학은 우리 사회와 국가의 이익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위대한 대학은 진실을 상징한다며, 대학의 역할에 관해 설명을 이어갔다.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논증과 실험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반대되는 설명과 아이디어의 모루에서 테스트해야 합니다. 이것은 모든 분야의 학자들이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토론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위대한 대학의 기능입니다.”
  그는 총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총장의 역할은 대학의 ‘올바른’ 입장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의 통로를 열어 두는 것입니다. 멀리서 하버드가 한목소리로 말하는 대학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사실, 그것은 많은 목소리의 장소입니다. 우리의 임무 중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마음을 말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단 한 명의 외국인 신입생이 기숙사에 들어오지 못한 사실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국무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낸 까닭을 알 만하다.
  작년에 흥미로운 연구(교육행정학연구)가 눈에 띈다. 한국에서 총장의 리더십이 돋보인 네 개 대학을 골라 그 양상을 연구한 것인데,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사용한 방법에 순서를 붙였다. 명확한 비전과 목표 공유, 대학 발전의 동력으로써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적극적 활용, 대학 구성원과의 민주적이며 활발한 의사소통, 투명한 대학 운영, 유능한 참모 집단의 활용 순이라고 한다. 물론 한 학교의 총장이 이 많은 것을 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학교마다 여건도 다를 테고. 아무튼 총장 리더십의 한국적 요건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례를 든 것은 잘 알다시피 오는 28일에 우리 학교 제19대 총장임용후보자 추천 선거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조교와 학생에게 투표권이 생기면서 대학 구성원 모두가 선거에 참여한다는 큰 의미를 지닌다. 구성원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를 통해 충남대학교의 가치를 유지하고 강화하며, 진리에 대한 우리의 탐구를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할 제19대 총장의 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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