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을 위한 예술-문학

  이번 회차에는 다른 예술들과는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예술,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문학은 영화, 웹툰과 달리 복합적인 기술을 요하지 않고 시간과 비용 또한 다른 예술에 비해 부담이 덜해 과거부터 많은 선조들이 창작, 향유해왔다.
  문학에는 다른 예술에는 없는 특성들이 몇 가지 있는데 먼저, 문학은 ‘언어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타 예술들을 보면 언어, 소리, 장면, 그림 등 예술을 이루는 여러 요소들이 합치돼 완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학은 오직 언어로만 구성돼있다. 그리고 작가는 그 언어로 세상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며 교훈을 남긴다. 이처럼 언어만으로도 문학은 사람을 슬프게 만들거나 즐겁게 만드는 등 많은 이들의 감정을 동요시킨다.
  또 문학은 등장인물의 내면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에 가장 적합하다. 영화의 경우에는 내면을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어 내레이션(영화, 방송극, 연극 따위에서, 장면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장면의 진행에 따라 그 내용이나 줄거리를 장외(場外)에서 해설하는 일) 기법을 통해 한계를 메꾸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등장인물의 내면을 샅샅이 드러내는 문학은 다른 예술이 표현하지 못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학은 특성의 변화가 크게 없는 반면에 몇몇 다른 예술들은 계속 진화하고 있어 문학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영화가 평범한 2D로 시작해 3D, 4D, 아이맥스 등 기술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어 냈고, 실제로 현대에는 영화를 즐기는 사람이 더 많다. 이처럼 문학이 영화만큼의 인지도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며, 영화는 하나의 취미로 인정되고 있는 반면 독서는 하나의 과업으로 인식되는 추세다. 
  그렇다고 문학이 쇠퇴하는 것은 아니다. 문학이 영화에 밀린다고 해도 문학 작품은 여전히 생성되고 있으며 세기의 명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들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정적으로 최근 들어 대중적인 문학 작품이 몇 작품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문학이 드라마, 영화 등의 형식으로 재현되기 시작한 것과 연관이 있다. 언급했듯이 문학은 드라마,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하지만 문학은 그러한 영화, 드라마와 함께 발전할 기회를 잡고 있기도 하다. ‘도가니’, ‘82년생 김지영’, ‘해리포터’와 같은 소설은 비록 소설만으로도 충분히 유명하지만 영화를 통해서 더 많은 이들이 이 소설을 알게 됐고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어제까지도 문학의 향유자였던 우리가 오늘 갑자기 창작자로서 하나의 이야기를 생성하며 우리의 이야기를 언어의 세계에 투영한다. 예술을 향유하는 삶에 지루함을 느낄 때쯤 창작을 통해 주체로서의 예술의 기쁨을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떨까. 향유, 창작 두 가지 선택지를 번갈아가며 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문학이 현대인에게 주는 축복이 아닐까.

김진환 (심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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