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의 로고 왼쪽부터 업사이클, 재활용, 다운사이클을 나타내는 로고다.


  업사이클의 개념
  ‘업사이클’ 혹은 ‘새활용’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업사이클(Upcycle)이란 ‘Upgrade’와 ‘Recycle’을 합친 말로 버려진 물건에 이전과 다른 디자인과 용도를 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다. 예를 들어 헌 티셔츠를 걸레로 활용하는 것은 재활용 혹은 가치가 더 낮아지는 ‘다운사이클’ 개념에 불과하지만, 이 티셔츠를 활용해 인형이나 목베개를 만든다면 이는 ‘업사이클’에 해당하는 행위이다.
  업사이클이라는 용어는 1994년 라이너 필츠가 잘보뉴스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2002년 윌리엄 맥도너와 미하엘 브라운가르트가 쓴 『요람에서 요람으로 : 만드는 방법을 다시 만들다』에서 업사이클은 기존의 사물을 활용함으로써 쓸모 있는 재료가 버려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업사이클이 구체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이후 미국의 핸드메이드 물건 전자상거래 공간인 ‘엣시(Etsy)’의 등장부터이며,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움직임이 시작됐다.

  업사이클 제품의 종류와 예시
  여러 업사이클 브랜드 중 가장 유명한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프라이탁’이다. 프라이탁은 스위스 국적의 회사로, 트럭 방수 천과 안전벨트를 활용해 가방과 파우치, 지갑 등을 만든다. 업사이클 제품은 패션·잡화류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시장의 확대와 함께 그 종류도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국내 브랜드 ‘얼킨’에서는 예술가들의 습작을 활용해 클러치와 가방을 만들며, 최근에는 의류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가구 회사 ‘매터 앤 매터’에서는 오래된 집이나 어선 등을 해체해 얻은 폐목재로 가구를 만든다. ‘밀키프로젝트’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우유 팩을 활용해 카드지갑, 동전지갑을 만드는데, 이는 일본 최대 온라인 핸드마켓 ‘민네닷컴’의 인기 상품 반열에 오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처럼 업사이클 제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최근에는 대기업이 업사이클 분야에 가세했다. 코오롱에서 론칭한 업사이클 브랜드인 ‘래코드(RE;CODE)’는 생산으로부터 3년이 지난 재고 정장과 스포츠 의류는 물론, 군용 텐트와 낙하산 그리고 자동차의 에어백과 카시트 부분을 사용해 의류를 만든다. 또한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에서는 커피 찌꺼기와 맥주 찌꺼기를 활용해 바디스크럽, 바디워시, 샴푸, 컨디셔너 등을 출시한 바 있다. 대기업이 업사이클 분야에 진출하는 이유는 환경친화적 이미지 형성과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 트렌드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사이클 제품 상단 왼쪽부터 프라이탁, 바이시클 트로피 . 하단 왼쪽부터 매터 앤 매터, 얼킨이다.

  성장하는 업사이클 산업
  우리나라 업사이클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한국업사이클링협회에 따르면 2006년 국내 최초 업사이클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가 첫발을 내딛은 이후 국내 업사이클 브랜드 수는 2010년에 11개, 2014년에 68개를 거쳐 2018년에는 100여 개 정도로 추정되며 연간 시장규모는 약 4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또한 환경부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전국에 ‘업사이클 센터’가 건립되고 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4개, 그리고 순천, 청주, 전주, 대구에 각각 1개로 현재까지 총 8개의 센터가 들어선 상태다. 업사이클 센터는 업사이클 제품의 생산∙전시∙판매, 업사이클 시민 체험 행사 운영, 업사이클 제품 전시, 개발자를 위한 공동 작업장 등의 역할을 한다.
  업사이클 공모전은 다양한 기관에서 개최하고 있다. 올해 8월 인천공항공사는 총상금 1,000만 원 규모의 ‘스카이 업사이클링 페스티벌’을 진행했으며 10월에 열린 ‘청계천 업사이클 페스티벌’은 올해로 5회를 맞았다. 환경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친환경 대전’에서는 친환경 체험존, 친환경 마켓존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업사이클을 알리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대구광역시는 대구경북디자인센터와 공동으로 창업자를 모집해 시제품 제작비, 마케팅비와 사무실 입주 등의 혜택을 부여했다. 
  환경 문제는 지구가 당면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지구온난화 해결과 화석연료 사용 절감, 지속가능한 발전 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해 각국 정부와 시민단체는 끝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시민들은 업사이클 상품 소비를 통해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환경보호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업사이클 산업이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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