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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지금은 뉴트로 열풍 시대
박채원 기자 | 승인 2019.10.16 10:36|(1156호)
옛날 LP판 대흥동 한 카페에 위치한 옛날 레코드판이다. 사진/ 박채원 기자

  레트로(Retro)를 넘어 이제는 이른바 뉴트로(New+tro, 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것) 시대. 사람들은 복고라는 것에 열광하고 빠져들어 어느새 이젠 뉴트로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레트로란 과거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따위로 돌아가거나 그것을 본보기로 삼아 그대로 좇아서 하려는 것을 통틀어서 이르는 말이다. 현대 사회는 완전히 새로운 것보다는 옛 향수와 추억에 젖어 복고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복고 현상은 패션부터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최근 한국전쟁 이후 아버지 세대의 모습을 그린 <국제시장>을 비롯해 <건축학개론>, <쎄시봉>, <피 끓는 청춘> 등 과거를 회상하는 영화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2012년,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했음에도 최고 시청률 11.9%를 찍으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던 tvN의 복고드라마 <응답하라 1997>는 지상파의 위세를 무너뜨렸다. 복고 문화를 통해 그때의 분위기와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사람들이 복고를 즐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은 단순한 레트로를 넘어 그를 활용한 ‘뉴트로’ 까지 등장하고 있다.
  뉴트로란 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레트로는 완전히 옛날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그를 개조해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 즐기는 것을 일컫는다.

  뉴트로 패션
  뉴트로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패션’이다. 1980~1990년대에 입던 와이드 바지, 카고 바지, 멜빵, 독특한 테두리의 안경 등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실제로 스키니진이나 핫팬츠, 레깅스보다는 펑퍼짐한 통의 바지들을 개조해 입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며, 여러 브랜드에서도 옛날 디자인의 로고와 새 디자인을 합친 옷들을 재출시하면서 뉴트로 열풍을 더하고 있다. 뉴트로 문화를 겸비해 패션으로 활용한 격이 된 셈이다. 이전에 유행했던 형형색색 튀는 바지보다는 차분한 색깔의 카고 바지나 일자 핏으로 떨어지는 펑퍼짐하고 찢어진 와이드 팬츠, 박시한 티셔츠 등을 많이 입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힙(hip)함과 복고를 합쳐 새로 생겨난 브랜드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로맨틱크라운’이 있다. 2009년에 런칭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로 프레피룩(주로 단순하고 클래식한 옷차림)부터 힙한 스트릿룩, 뉴트로룩까지 다양한 스타일 폭을 선보인다. 90년대 힙합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 듯한 레트로 컨셉과 오버사이즈 외투, 스웻셔츠가 뉴트로를 나타내 눈에 띈다.
  의류에 이어 신발도 예외는 아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2018년 내놓은 운동화 ‘디스럽터2’로 뉴트로 열풍을 주도했다. 1997년 출시했던 디스럽터의 후속 버전으로 휠라의 간판 운동화다. 주로 102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150만 켤레가 팔렸다.
  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는 ‘뉴트로 걸’ 화보와 기존 운동화에 레트로한 색감을 더한 ‘708 레트로’ 운동화로 뉴트로 트렌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칼하트, 커버낫, 널디, 네이키드니스 등 다양한 브랜드가 복고와 힙(hip)이라는 요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힙(hip)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겨냥함으로써 뉴트로 패션까지 사로잡은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새로운 요소를 옛날 유행했던 옷과 합쳐 새로운 패션을 유행시킨 것도 뉴트로의 한 종류이다. 뉴트로 패션에 대해 한나경 학우(행정·1)는 “촌스럽게만 느껴졌던 뉴트로 패션이 유행하며 통바지, 롱스커트 등 넉넉하게 입는 스타일을 자주 찾는데, 편하면서도 예뻐 매우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트로 관광지 대흥동에 위치한 ‘레이지데이지’ 레트로 감성 카페이다. 사진/ 박채원 기자

  뉴트로 관광지
  대전 곳곳에서도 뉴트로 카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소제동과 대흥동, 2009년 조성된 대동 하늘공원 일대이다. 소제동 거리에는 한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 오래된 건물의 느낌은 살리면서 내부의 인테리어만 살짝 현대적으로 바꾼 카페 등 독특한 컨셉의 뉴트로 카페가 많이 있다. 대흥동에 위치한 뉴트로 카페 '레이지데이지'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뉴트로 감성을 찾아온 사람들로 붐볐다. 카페 내부는 개화기를 떠올리게 하는 의상과 1980~1990년대 사용하던 소파와 커튼 등 다양한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대동 하늘공원 일대에도 복고풍 감성 충만한 벽화, 옛 물건과 LP판이 가득해 추억 할 수 있는 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수많은 한옥 개조 카페나 뉴트로 감성이 가득한 관광지들을 볼 수 있다.
  2030세대와 4050세대 모두 사로잡은 곳이 바로 한국민속촌과 익선동 한옥 거리이다.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낙후된 지역에 속했다. 최근 익선동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개화기 의상’ 체험이다. 익선동의 오래된 한옥 건물 골목 사이에는 오버사이즈 정장과 벨벳 드레스, 챙이 넓은 모자 등 개화기를 떠올리게 하는 옷을 입은 사람들로 붐빈다. 수많은 방문객을 통해 점점 입소문을 타자 익선동에는 개화기 의상 체험이 특색 있는 하나의 놀이 문화로 발전했다.
  새로운 문화와 옛 문화를 합치는 것만이 뉴트로는 아니다. 이전 세대들이 느꼈던 것을 젊은 세대가 그대로 느끼는 것 또한 뉴트로의 한 갈래이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민속촌, 전주한옥마을 등 옛 감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장소이다. 2030세대들은 물론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 즐기고 있다. 한국민속촌에 따르면, 방문객이 작년 대비 70%가량 늘었다고 한다. 그 중심에는 추억이 담긴 것들이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복고 문화 공간 중에서도 한국민속촌 입장객이 유독 두드러지게 증가한 이유는 과거의 공간을 현재로 옮겨와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에게 직접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1970~1980년대에 유행하던 라디오 DJ 부스, 동네 골목길 세트에서 벨을 누르고 도망가면 주인아저씨가 쫓아오는 일종의 가상극, 흑백 사진관, 문방구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뉴트로 식품 주류 '진로'와 재출시된 옛날 과자들, 뉴트로 요소를 더한 라면들이다. 사진/ 박채원 기자

  뉴트로 식품
  주류 회사 하이트진로는 뉴트로 감성을 입힌 술 ‘진로’를 내세워 연간 판매량 1,000만 병을 돌파했다. 이는 다양해진 소비자 입맛과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3040세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더 젊은 세대에겐 신선한 제품으로 인식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독특한 라면들도 출시됐다.
  1990년대 패키지를 그대로 재현한 농심의 해피 라면과 국내 최초로 라면을 출시한 삼양라면은 첫 출시 당시 디자인을 똑같이 재현했다. 옛날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한 것만이 뉴트로 감성은 아니다. 옛날 입맛에 유행하는 트렌드를 더해 출시한 농심의 냉라면과 미역 초장 비빔면 또한 뉴트로의 새로운 모습이다.
  1990년대 유행했던 캐릭터를 식품과 합쳐 출시한 인디안밥 우유와 단종됐다가 성원에 힘입어 재출시된 별뽀빠이, 돌아온 아우터, 별난바, 고구마형 과자와 같은 다양한 간식들도 뉴트로 대열에 합류했다.

뉴트로 시네마 옛날 영화관 느낌을 재현한 제천 메가박스이다. 사진/ 노채은 학우 제공

  뉴트로 미디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뉴트로 전주’라는 이름으로 영화제를 진행해 옛날 노래를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7월 서울에서는 ‘2019 뉴트로 시네마’라는 행사가 열렸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4편의 영화들이 엄선된 영화제로, 사람들에게 뉴트로 스타일을 물씬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행사들은 젊은 세대가 옛 감성에 공감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뉴트로 문화
  대중가요에서도 뉴트로 장르가 존재한다. 대중문화 속에서 복고는 대부분 리메이크를 동반한다. 방송이나 영화 산업의 경우 리메이크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영화를 드라마로, 드라마를 영화로 리메이크한다. 또한 작품 선정은 국적을 불문한다.
  2001년 방영된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국내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는 또다시 역리메이크 돼 방영 이후 해외 각지에 팔리기도 했다.
  방송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JTBC에서 방영했던 ‘슈가맨’이다. 과거 한국 가요계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을 재조명하는 성격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2015년 10월 20일 시즌1을 시작해 시즌2까지 방영을 마쳤으며, 시즌3은 올 12월 방영 예정 이다.
  최근에는 추억을 자극하는 과거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EBS ‘딩동댕 유치원’의 대표 캐릭터 뚝딱이와 2004년 방송한 투니버스의 ‘달빛천사’ 등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당시 뚝딱이와 달빛천사를 보고 자란 2030세대에게 그들은 향수였다. 애니메이션 ‘달빛천사’는 15년 만에 화제에 올라, 당시 유행했던 이용신 성우의 삽입곡과 주제곡을 음원으로 발매하기도 했다. 이런 추억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대해 노채은 학우(독어독문·1)는 “최근 ‘캠핑클럽’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핑클의 공연을 보았는데, 과거 핑클의 팬이었던 아빠와 함께 핑클의 이름만 알고 있던 나도 추억에 빠지는 기분”이라며 “계속되는 세대 속에서 뉴트로 방송은 세대들이 단절되지 않게 붙잡아 주는 끈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트로는 음악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시티 팝 장르가 이에 해당한다. 옛날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 옛날 감성을 섞어 만든 현대 가요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리메이크곡은 10cm의 애상(원곡: 쿨의 애상)과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청춘’이 있다. ‘청춘’은 산울림이 부른 곡이 원곡이지만, 김필이 리메이크하면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가수 윤종신은 2017년부터 시티팝 계열의 곡 ‘웰컴 섬머(Welcome Summer)’와 시티팝을 선도한 가수 김현철의 ‘춘천가는 기차’를 리메이크해 시티팝의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국 관광지에서도 뉴트로 음악이 주제인 가요제가 열렸다. 성남시 뉴트로 가요제, 장항 6030 뉴트로 여행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모두 2010년 이전에 발매된 곡을 기준으로,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즐길 수 있게 만든 가요제이다.
  대중적인 뉴트로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이트도 있다. 바로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이다. 지난 8월 6일 오픈한 ‘온라인 탑골공원’이라 불리는 ‘SBS 케이팝 클래식’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17만 명에 달하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방영된 ‘SBS 인기가요’를 실시간 스트리밍하는 채널이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을 전후로 41일 동안 90년대 말(1995~1999) 출시 음원의 스트리밍 건수가 32만 8천여 건 증가하며 37%, 2000년대 초(2000~2004) 출시 음원은 10만여 건이 증가해 3%가량 스트리밍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섞어 젊은 1020세대부터 3049세대까지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된 뉴트로. 모두가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점, 옛것에 새것을 활용해도 새로워 보인다는 점에서 뉴트로는 큰 강점을 지녔다.
  사람들은 복고를 찾는 이유로 흔히 ‘위안’을 꼽는다. 따뜻하고 즐거웠던 추억을 꺼내 보며 위로받고 싶은 복고의 욕구는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과거를 찾고, 추억을 되살리며 새로운 것도 함께 접할 수 있는 뉴트로. 과거로 돌아갈 순 없지만, 과거의 느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은 뉴트로만의 굉장한 장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복고와 뉴트로는 한동안 꾸준히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채원 기자  pcw6642@o.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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