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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SNS 없이 살기’ 도전기
이도경 기자 | 승인 2019.10.16 10:19|(1156호)

  1일 차: 손가락이 자꾸만 인스타그램 앱이 있던 자리로 향했다. 정말 무의식적이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도록 안 쓰는 폴더 깊숙한 곳으로 앱을 옮겼다. 기숙사 식당에서 혼밥을 할 때 항상 인스타그램을 보곤 했는데,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개천절 연휴를 맞아 집에 갔다. 한 시간 넘게 소요되는 거리를 SNS 없이 감당하려니 너무 심심했다. 그래서 기자는 평소 이용하던 외국어 학습 앱인 듀오링고로 들어가서 잊어가던 독일어 공부를 새로 시작했다. SNS를 대신해서 자투리 시간을 때울 수 있는 수단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태풍 미탁이 기자의 우산을 박살 내버렸다. 상황이 너무 웃겨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릴 뻔했지만, SNS 없이 살기 중인 것을 자각하며 얼른 비를 피해 도망쳤다. 

  2일 차: 역시 습관이 무섭다고 했던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기자의 손가락이 자연스레 인스타그램을 찾았다. 그동안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눈 뜨는 순간부터 SNS를 찾았는지를 깨달았다. 친구와의 저녁 약속까지 시간이 남아 과제를 했다. 몇 글자 타이핑을 치다가 싫증이 날 때쯤 핸드폰으로 인스타그램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페이스북에 접속하던 것이 일상이었다. 그런데 SNS를 손에서 놓으니 일의 효율이 훨씬 향상됨을 느꼈다. 역시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고역이었다. 평소에는 스마트폰에 코 박고 있느라 몰랐던 창밖의 일몰을 오랜만에 구경하니. 핸드폰을 잠시 내려놓으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는 점을 문득 깨달았다. 

  3일 차: SNS 없이 사는 것이 할만하다 싶다가도, 알림이 뜨면 다시 들어가고 싶어져서 싱숭생숭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핸드폰 사용 시간 변화가 궁금해서 평소 사용하던 ‘스라벨’ 앱으로 사용량 변화를 확인했다. 평소 인스타그램을 적게는 1시간, 아주 많게는 3시간, 평균적으로 2시간 정도 사용했던 과거의 기록을 보니 그저 놀라웠다. SNS 없이 살기 도전 이후에는 인스타그램의 시간이 아예 제외되니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핸드폰 사용 시간이 2~3시간가량 감소했다.
  4일 차: 작심삼일의 삼일은 지나서일까, 이제 손가락이 SNS로 향하지는 않는다. SNS 없이 살기 도전 전에는 SNS를 끊으면 주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느낌일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주변인들이 SNS에 올리는 것을 몰라도 인생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 기자는 SNS로 인한 우울을 크게 앓아본 적은 없다. 그러나 만약 SNS 때문에 평소 심리적 박탈감을 크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와 자신을 비교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5일 차: 우스갯소리로 SNS를 ‘시간 낭비 서비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SNS 없이 살기 도전에서 느낀 점은 SNS를 무조건 끊는 것보다는 먼저 본인이 얼만큼의 시간을 뺏기고 있는지 파악해 심각하다고 느끼는 대상에 투자하는 시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시험 기간에 효율적인 시간 관리와 자신에게 더욱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도경 기자  ehrud0825@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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