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와 삭발만이 답인가

김성은 취재부장, 정치외교학과

 지난 호에도 언급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관련 논란이 조국 퇴진과 조국 수호 및 검찰개혁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조국 장관의 파면을 주장하며 삭발 시위를 진행했고, 야당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나경원 원내대표 딸과 아들도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하며 맞대응을 펼쳤다. 조국 장관 의혹에 관련하여 나온 해결방안이 삭발과 야당 의원 의혹 제기가 과연 옳은 대안인지는 의문이다. 이렇게 해서 당장 직면한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 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또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럴 때마다 삭발하고 상대를 깎아내리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방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이버 공론장과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퇴진 요구, 수호 요구 및 검찰개혁으로 뜻을 보이는 것이 아닌 다음 장관 선출 방법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 정치인들의 청렴화를 위해 시민들이 어떤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겠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숙의 민주주의는 공공정책 결정 및 공론 형성과정에서 대표자와 개별 시민의 역할을 모두 강조하며 정확하고 종합적인 정보를 토대로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을 뜻한다. 숙의 민주주의는 사이버 공론장과 함께 발전시키면 더욱 효과적으로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이루어 질 수 있다.
  사이버 공론장은 앞서 언급했던 문제들을 사이버 상에서 의견을 나누고 결정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2016년에 발생한 촛불혁명이 있다. 이는 사이버 공론장에서 시작된 해시태그 운동이 오프라인 촛불집회까지 연결 된 것이다. 즉, 이는 오프라인 활동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사이버 공론장을 이용하는 디지털 군중이라고 해서 모두가 현명한 군중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합리적인 이성과 집단지성을 지닌 이들이 현명한 군중이 되는 것이다. 단순 참여가 아닌 현명한 군중으로서의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현명한 군중이 될 수 있는데, 이는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고,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하여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하며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가 있는 사람은 인쇄 매체와 방송 매체를 해석하고, 평가하고 분석하고 생산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방법을 통해서 시민들이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방법과 영향이 과거보다 발전했지만, 이것이 정치의 발전까지 갖고 왔는지는 의문이다. 단순히 정치색을 갖고 힘겨루기를 하기 보단 근본적 해결을 위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고, 어떻게 발전시킬지가 우리 사회의 큰 과제이며 분명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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