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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계 언어문화, 신조어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다!
이수미 기자 | 승인 2019.10.15 16:29|(1156호)
SNS에서 젊은 세대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급식체. 인포그래픽/ 김수한 기자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했던 과거에 비해 오늘날은 스마트폰으로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SNS 활동이 활발해졌고 이에 따라 인터넷 언어문화 역시 다양해졌다. 특히 단어 자체가 가진 뜻은 없으나 다른 단어의 모양을 닮아 뜻을 가지게 되는 ‘야민정음’이나 간결함과 재미를 추구하는 ‘급식체’ 등과 같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언어의 의미 함축과 유희성을 강조한 서브컬처계 한글문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는 한글의 특징을 살린 새로운 언어문화를 형성하고 유행어의 경우,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유행어를 알지 못하는 경우, 대화의 진행이 어려우며 소외감을 느낄 수 있고 젊은 세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한글문화는 세대 차이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이렇듯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서브컬처계 언어문화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기존 글자의 모양을 닮아 뜻을 가지게 된 야민정음의 예시. 인포그래픽/ 김수한 기자

  서브컬처계 언어문화란?

  서브컬처계 언어문화는 서브컬처계에서 사용하는 언어문화를 뜻한다. 서브컬처란 어떤 사회의 지배적 문화와 다르게 특정 사회집단에서 생겨나는 독특한 문화를 뜻하며 청소년 문화, 대학생 문화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청소년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언어문화는 ‘급식체’가 있다. 급식체는 청소년을 의미하는 ‘급식’에 문체를 뜻하는 ‘체’가 붙어서 생긴 말이다. 주로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명칭을 얻었지만 20대들도 자주 사용하고 있어 젊은 세대들의 언어문화를 대표하는 신조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급식체는 ‘매우’를 뜻하는 ‘핵’과 ‘인정’을 합쳐 만든 ‘핵인정’처럼 간결함, 재미, 초성체와 줄임말 해석의 가능성 유무에 따른 유대감 형성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급식체가 생겨난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언어문화에 대해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 언어와 달리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독특하고 새로운 언어문화를 추구하고 차별화를 지향하는 성격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언어 규범이나 전통적으로 가치 있게 여겨온 언어 예절과 같은 언어문화를 거부하거나 비틀거나 혹은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대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커뮤니티 사이트 문화에서 형성된 언어문화인 ‘야민정음’이 있다. 야민정음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 국내 야구 갤러리와 훈민정음을 합쳐 만든 합성어다. 이는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문자를 오독 또는 착시에 의해 잘못 인지하는 것으로부터 유래됐다. 사용 초기에 디씨인사이드라는 커뮤니티의 은어로 이 사이트에서 자주 사용됐던 것이 여러 커뮤니티에 퍼져나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용됐으나 2017년 tvN의 ‘급식체 특강’이라는 코너를 통해 관심을 받게 됐다.
  특히 야민정음은 기존의 신조어들과 차이를 가지고 있는데, ‘멍멍이’의 ‘멍’에서 ‘ㅁ’와 ‘ㅓ’를 ‘ㄷ’와 ‘ㅐ’로 변형하여 글자의 모양이 비슷해 보이도록 만든 ‘댕댕이’, ‘팔도 비빔면’의 ‘팔’에서 ‘ㅍ’을 ‘고’로 ‘비빔’의 ‘ㅂ’와 ‘ㅣ’를 ‘ㄴ’와 ‘ㅔ’로 ‘면’에서 ‘ㅁ’와 ‘ㅕ’를 ‘ㄸ’와 ‘ㅣ’로 변형한 ‘괄도 네넴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팔도 비빔면’의 매운맛 제품이 ‘괄도 네넴띤’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기도 하는 등 한글이라는 문자의 시각적 기호성에 몰입해 의미를 만들어내고 확장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은어이면서 의미를 완벽히 은폐하지 않고 조형의 원리를 인지한 사람들이 그 다음에 파생되는 단어들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문화에서 발생하는 인터넷 밈이 있다. 밈은 인터넷 주요 문화 요소나 유행하는 것들을 일컫는 말이다. 밈 유행어는 영화나 드라마의 명대사 혹은 개그 프로그램의 개그 코너 대사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미디어의 발달로 다양한 영상 매체가 증가하면서 인기 유튜버의 유행어나 인기 있는 만화영화 속 대사 등을 따라 하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밈은 광고업계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인기 있는 밈을 패러디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함과 익숙함을 주는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정관장은 기존 만화영화의 대사가 SNS를 통해 유행하자 대사를 활용해 '1포 하라' 광고를 제작했다. 버거킹의 ‘사딸라’ 광고 역시 드라마의 대사가 유행어가 되면서 이를 차용해 제작했다. 특히 밈 문화 유행어는 다른 신조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유의 억양과 동작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밈이 재조합되어 새로운 밈 유행어를 만들어내는 것도 밈 문화 유행어의 특징이다. 이렇듯 서브컬처계 언어문화의 종류는 다양하고 각각의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SNS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유희를 추구한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과거 올바르지 못한 언어사용으로만 취급됐던 것에 비해 현대에는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도 이러한 언어문화를 사용하는 등 주위에서 다양한 언어문화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서브컬처계 언어문화의 장점과 단점
 
  서브컬처계 언어문화는 주로 SNS로 퍼지는 문화답게 10대와 20대들이 자주 사용한다. 또한 단어를 줄이고, 초성으로 나타내며, 글자를 뒤집어 표현하고, 영어와 한글을 섞기도 하는 등 종류가 다양해 이를 잘 모를 경우 단어의 뜻을 유추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언어들은 이해하기엔 어렵지만 알고 나면 재밌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에 활발하게 쓰인다. 다양한 신조어를 사용하는 심혜지 학우(지질환경과학·2)는 “신조어는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나 양상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비해 현재 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표현의 자유가 다양해지고 지방의 사투리가 신조어가 되는 경우, 한국어의 특징을 살리면서 재미도 있기 때문에 신조어는 긍정적인 영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신조어는 ‘취업 대신 장가를 간다’는 의미를 가진 ‘취가’나 은연중에 외모가 취업의 평가요소가 되는 시대상을 반영한 페이스(face)와 스펙(spec)을 합친 ‘페이스펙’ 등 사회의 새로운 현상을 반영하기에 적절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용어를 낯설어하며 신조어 사용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낯선 신조어에 난처했던 경험이 있는 안유정 학우(정치외교·2)는 “SNS를 자주 하지 않아 유행하는 신조어를 잘 몰랐다”며 “친구와의 대화에서 신조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신조어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할 경우, 대화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단점도 지닌다. 특히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성장한 현재의 젊은 세대들은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신조어를 빠르게 접하고 자주 사용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성세대 사이에서 이러한 단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이 언어문화는 기존의 표기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특징 때문에 한글과 문법을 파괴해 10대들에게 잘못된 국어 지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브컬처계 언어문화의 인식과 변화

  서브컬처계 언어문화에서 발생한 신조어는 다양한 종류와 쓰임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에 대해서 우리학교 국어국문학과 김진수 교수는 “대부분의 유행어가 가지고 있는 새로운 표현과 언어 사용은 공동체 전체가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라 작은 공동체 구성원들끼리의 유희적인 소통체계”이며 “대부분의 유행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유행어의 악영향에 대해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유행어가 가지는 의미와 소리의 불쾌함,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적 표현 등이며 이것은 단지 언어 사용의 문제가 아닌 언어 사용자들의 인식 문제”라며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위해서는 인본주의적 사고의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수미 기자  sumi123100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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