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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대신문 | 승인 2019.09.25 16:13|(1155호)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유이우

 

자유에게 자세를 가르쳐 주자

바다를 본 적이 없는데도 자유가 첨벙거린다
발라드의 속도로
가짜처럼
맑게

넘어지는 자유

바람이 자유를 밀어내고
곧게 서려고 하지만

느낌표를 그리기 전에 느껴지는 것들과


내가 가기 전에
새가 먼저 와주었던 일들

수많은 순간순간

자유가 몸을 일으켜
바다 쪽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저기 먼 돛단배에게 주었다

돛단배는 가로를 알고 있다는 듯이
언제나 수평선 쪽으로 더 가버리는 것

마음과 몸이 멀어서 하늘이 높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는 유이우 시인의 2014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작이다.
  시는 언어로 그려내는 그림이라고들 한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그려내는 한편 보이지 않는 것들을 그려내기도 하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그려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유이우 시인의 그림은 무슨 성격일까? 아마 팝 아트의 성격과 가장 유사할 것이다. 팝 아트 작가들은 대중들에게 익숙하고 쉬운 이미지들을 작품에 도입하고, 또 그 이미지들을 작가 나름의 방식으로 변형, 결합해 새로운 미적 이미지로 다시 창조해낸다.
  유이우 시인 역시 쉬운 단어를 사용한다. 쉬운 단어들을 빠르게 잡아내고, 리듬을 타듯 풀어나간다. 그리고 그 안에 작가가 바라본 세상을 담는다.
  시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시에서 반드시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혹여 다른 무언가를 찾는 보물찾기가 될 수도 있다. 작가의 말에서 시인은 “시가 시에게 가도록 사람이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 시를 애써 분석하지 말고, 다만 즐겨 보면 어떨까? 음악을 감상하듯 시인의 시와 동화하면 되는 것이다. 여러분께도 작가가 그려놓은 세계에 가볍게 몸을 맡겨 볼 것을 권한다.


홍승진(한문·1)

충대신문  news@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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