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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론을박 "지역인재 할당제" 정답은?
김재민 기자 | 승인 2019.05.29 11:03|(1152호)
지역별 규모 (출처: 정부 24) 지역인재로 선발된 인재/2016년 선발된 인재의 수치로 만들어진 그래프이다. 그래픽/ 김재민 기자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할당제는 취업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이는 지난해 6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지역인재를 30% 이상 채용했으면 한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지역인재 할당제는 서울권 대학생들에게 역차별이라는 의견과 장기적으로 서울에 몰려 있는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하다.

  지역인재 할당제란?
  지역인재 할당제는 현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공적인 영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공직채용에 있어서의 지역인재할당제는 공직구성의 지역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별 인구비례로 선발하거나, 지방(대학)출신자를 일정비율 이상 선발하는 채용제도를 의미한다. 전국적 선발방식을 지역별 선발방식으로 보완하고, 전통적 실적주의를 지역 차별요소의 해소를 위한 실적주의로 보완하는 것이다. 한국전력, 한국도로공사를 포함해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2022년까지 해당 지역 출신 인재를 30% 이상 선발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지역인재 할당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여전히 지방은 사교육·경제적 측면에서 소외돼 대부분의 지방 출신 학생들은 지방대학으로 간다”며 “지역인재 할당제는 무조건 ‘인서울’ 대학을 가려는 풍토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혁신도시를 비롯해 지방으로 옮긴 공공기관 109곳의 2016년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13.3%다. 정부는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2018년에는 18%로 크게 높인 뒤 매년 3%포인트씩 끌어올려 2022년 30%를 달성할 계획이다.

  지역인재 할당제의 필요성
  현재 대한민국은 불과 국토면적의 0.6%에 불과한 서울에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거주하고 있고 반수의 공공기관 그리고 45.8%의 대학, 41%의 대졸 학력자가 집중돼 있다. 가히 ‘서울공화국’이다. 이는 지역의 균형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한다. 인재의 서울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균형 발전과 지방대 출신 차별 해소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한 상대적으로 많은 대기업들이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어서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수도권에 있는 학생들에 비해 인턴십과 같은 스펙을 만들기 어렵다. 그만큼 취업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것이다. 이에 형평성을 조절하고자 지역인재 할당제가 생겼다. 2017년, 취업포털 커리어가 인사담당자 5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지역인재 할당제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연도별 지역인재 채용률 (출처: 정부 24) 지역인재 할당제로 인재를 뽑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픽/ 김재민 기자

  우리 학교에서는?
  지난 해만 해도 대전광역시는 혁신도시 및 광역화에 지정돼 있지 않아 지역인재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3월 26일 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 이시종 충북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대전시청에서 ‘지역 인재채용 광역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대전광역시 학생들도 지역인재 할당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역인재 광역화가 이루어지면 대전권 학생들은 충청권 내 31개 공공기관에 지역인재로 지원할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지역인재 할당제는 공평한가?
  우리 학교 김지우(산림환경자원·2) 학우는 ‘지역인재 할당제는 공평한가?’라는 질문에 “지역인재 할당제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공공기관의 경우 그 지역에 대해서 능통하면 도움이 될 부분이 많아서 지역인재를 일부 뽑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인재 할당제로 선발된 인재는 장기근속 비율이 높아 이직 비율도 낮을 것 같은데, 기업 입장에서 오래 있을 사람을 뽑는 것도 당연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취업포탈커리어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850명 중 38%가 “지역인재할당제로 인해 구직자에 대한 역차별이 생긴다”고 했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상반기 일반직 신입사원 공채에서 전체 선발 인원의 45%는 비수도권 지역인재를, 35%는 여성을 뽑는 채용목표제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출신 및 여성 지원자는 1차 필기시험에서 합격선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목표 비율에 맞게 2차 면접 기회를 얻는다. 예컨대 2차 면접 대상이 100명인데 1차 필기시험에서 비수도권 대학 출신이 20명밖에 통과하지 못하면 25명을 추가로 합격시키는 방식이다. 비수도권 지역인재는 대학 최종학력을 기준으로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지방대 출신을 의미한다. 취업준비생들은 “1, 2점에 당락이 결정되는데 출신 대학만으로 5점씩이나 봐주는 건 심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역인재의 정의는 “공공기관 본사가 이전한 지역의 광역단체에서 최종 학교를 졸업한 자”로 돼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출생했더라도 대학을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나왔다면 지역인재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 이 제도의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인 강준석(물리·2) 학우는 “진해에 위치한 중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 소재 대학교에 합격, 집을 떠나 생활비까지 많은 돈을 들여 졸업했는데 공공기관 채용에서 지방대 학생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타 지역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는 지방대생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전공공기관의 연도별 이전지역 인재채용 규모(출처: 한국지역사회학회) 이전지역 지역인재 채용률이 늘어나는 추세인것을 알 수 있다. 그래픽/김재민 기자

  지역인재 할당제 발전 방향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 정책의 주된 목적이었던 지역인재 채용은 아직 미비하다. 향후 이전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상당수의 지역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된 상황에서 이전 공공기관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인력을 지역에서 바로 공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대학과 이전 공공기관의 연계를 통해 필요 인력의 규모와 질적 수준을 상승시키는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또한 현재 지역인재의 범위를 시·도를 넘어 권역별로 확대하는 것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전 공공기관의 인력 수급량을 시·도에서 권역으로 확대한다면 공공기관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지역인재의 취업 기회도 확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타 지역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는 지방대생의  문호를 좁히는 역기능을 해소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노력들을 한다면 아직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미숙한 지역인재 할당제가 더 완숙한 정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김재민 기자  kjaemin99@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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