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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충대문학상 심사평
충대신문 | 승인 2019.05.28 18:31|(1152호)

  소설부문 심사평

  응모된 작품들에서 우리는 젊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수단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여기서 젊음은 응모 대상자들을 가정하여 섣부르게 단정한 것이기도 하지만 실제 스토리가 젊음에 기울어져 있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상정해 보았다. 젊음은 어느 시대에나 서사의 중심에 있었지만 그 젊음을 에워싸고 있는 감각과 생각의 내부는 시대적, 나아가서 역사적이라 할 지층을 이루곤 한다. 분명 우리 시대 젊음은 이 시대의 특이성으로 규정될 고유한 성격을 간직한다. 우리 시대 소설은 여전히 그러한 고유한 속성을 재현하고 표현할 내러티브로서의 내적형식을 끊임없이 창출한다. 그렇게 시대의 담론이 달라지면서 그것을 전달하는 외적형식 또한 달라짐을 보게 된다. 젊음의 고유함은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외피를 통하여 만들어진 것들이지만, 그것들이 소설의 틀 안으로 기입되면서 사유가 된다. 그리고 소설의 담론은 이 사유를 담아내는 데서 한 시대의, 혹은 한 작가의 지층을 형성하게 됨을 엿보게 된다. 우리는 소설이 사유라는, 더 구체적으로는 행동의 사유, 사건의 사유라는 척도에서 「프리즘」과 「모래의 시간」을 주목해 보았다.     
  이 두 편의 작품은 소설이 단순히 현실의 재현이라는, 혹은 행동의 재현이라는 리얼리티의 충실성으로, 실감 있는 인생의 확인으로 지지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사건은 사유된 것이고, 그런 점에서 소설이 수사학임을 이 두 편은 잘 대변한다. 그것이 사유라면 요구되는 것은 그것을 느끼고 판정하는 지성이지 사건 자체의 크기나 강도가 아닐 터이다. 「프리즘」의 그 사소한 잡동사니 일상은 그렇게 무질서하고도 깊이를 간직하지도 않는 사유의 액정을 통하여 세상에 던져진다. 우리의 일상은 그렇게 사소한 것들에 지배되어 있을 것인데, 그것들을 어쩔 수 없는 하찮음의 삶으로 만드는 것은 끊임없이 그것들을 존재자의 생각의 말미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 사유에 의해 일상은 새롭게 한 인간 존재를 창조한다. 그렇게 한 인생이 바깥에서 온 것이지만 혼곤한 사유에 의해 마치도 오로지 자신만의 운명이 되었음을 말하는 작품이 「모래의 시간」이다. 자신의 삶을 세밀히 뒤척여보는 그 사유 능력이 만만치가 않다. 공감을 불러오는 것은 그 서푼짜리 사건들이 아니라 그것을 강렬하게 찌르는, 그리하여 그것을 인간의 진실로 만들고야마는 시선의 이미지들이다. 그리하여 「모래의 시간」은 소설이 고통에 가치를 부여하는 양식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송기섭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홍혜원

 

  시부문 심사평

 신진 시인들의 작품을 읽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확인을 동반한다. 얼마나 새로운 언어가 신진들의 작품에 있는지 확인하면서 때로는 무릎을 치고 때로는 탄식하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이다. 눈에 띌 정도로 세련되었지만 새로움이 없는 작품은 심사위원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이 없는 작품이다. 신진들을 만날 때 가장 기대하는 것이 기존의 문학적 상상과 언어로부터 그 신진이 얼마나 벗어나고 있는가 하는 점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모름지기 새로운 언어를 통해 새로운 삶의 주제를 찾는 것을 과제로 삼는다. 이것은 기성과 신진을 나눌 것 없이 둘 모두에 해당되는 조건이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은 항상 새로운 언어의 상상력을 기다린다. 좀 미숙한 언어 솜씨더라도, 그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은 곧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보여주는 작품이 된다. 올해 충대문학상의 시부문 당선작은 「미메시스」이다. 언어를 다루는 방식이 서툰 듯 특이하고 주제의식도 선명하다. 좀더 자신을 갱신하면 독특한 상상력의 소유자가 되리라 여겨진다. 본심에 올라와 함께 논의된 작품은 「참회록」이다. 이 작품은 당선작과 시적 완성도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유행하는 언어 문법이 빈발된다는 면이 약점이다. 좀더 깊은 고민을 바란다.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형권
충남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박수연


  수필부문 심사평

  유머와 위트의 감각으로 성장을 이야기하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수필의 장점은 특별한 형식의 제약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전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필 쓰기가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고르고, 그렇게 취사선택한 단어들을 결합하여 명징한 문장으로 엮어내는 것 자체가 고도의 문학적 수양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형식의 제약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명확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쉬우면서도 어려운 글쓰기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성찰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바로 수필의 매력이다.
  2019년 충대문학상 수필 부문 응모작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성장’을 이야기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응모작이 유년의 아픈 기억에서부터 노년의 알츠하이머까지, 기억하는 것과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을 통해 ‘성장’을 강조한 점이 흥미로웠다. 지나온 시간을 객관적 시선으로 돌아보거나, 타자의 삶을 통해 자신의 현재를 반추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이 담긴 응모작들을 읽으면서 심사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할 뻔했다. 고심 끝에 <오빠는 그러니까, 너무 섬세해서요.>를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사랑했던 옛 친구가 건넨, 무심한 듯 정곡을 찌르는 ‘섬세’라는 단어를 통해 소소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재치 있고 능란하게 전개한 점이 돋보였다. 유머와 위트가 살아 있는 글이었다. 응모자에게는 격려를,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건네며 앞으로의 건필을 기대한다.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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