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 혁신이 대학 혁신이다

 지난달 5일 한국언론학회와 삼성언론재단 공동 주최로 ‘대학언론 위기 진단 대토론회’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우리 대학을 포함해 9개 대학의 전·현직 대학언론 주간교수들이 패널로 참여해 대학언론을 둘러싼 문제를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대학별로 온도차가 있었으나 대학언론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현실 인식에 차이는 없었다. 학보 발행부수의 절반 이상이 폐지 처리되는가 하면 취재기자가 3명밖에 남지 않은 학보사도 있었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경우 한때 학보 발행부수가 2만5천부에 달했으나 올해 7천부 이하로 줄었고, 앞으로도 이 추세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라고 한다.
  대학언론의 주 이용자는 학생을 중심으로 한 교내 구성원이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이들의 외면에서 비롯한다. 인터넷 이용이 보편화되던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학언론의 하향세가 시작되었음을 감안할 때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기민하게 적응하지 못한 점이 대학언론 쇠락의 일차적 요인으로 꼽힌다. 학내 구성원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콘텐츠의 구태의연한 양산도 한몫 더했을 것이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대학 공동체의 위기에 다름 아니다. 학내외의 소소한 정보들을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일부터 총장과 학생회장을 선출하는 중차대한 과정에 이르기까지 공론의 장 없이는 제대로 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의 관심과 기호에 따라 정보가 파편화되어 소비되는 경향이 커지고, 이에 따라 학내에서 공유해야 할 공동의 경험과 문화의 기반이 약화되면서 상향적·하향적 커뮤니케이션이 교차하는 공론장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지난달 개최된 대학언론 위기 진단 대토론회의 이례적 개최도 실상은 대학 공론장의 붕괴에 대한 언론학계의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 자리에서는 죽어가는 대학언론을 살리기 위한 의미 있는 대안들도 제시되었다. 이 가운데 세 가지만 꼽으면 다음과 같다.
  첫째, 플랫폼 변화다. 학내 구성원, 특히 주 독자층이라 할 수 있는 재학생들이 대학언론을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의성 결여다. 즉, 대부분 주간 단위로 발행되는 대학언론은 빠르게 정보가 유통되는 네트워크 시대에 걸맞지 않는 옷이다. 심지어 <충대신문>은 격주도 아닌 3주 간격으로 발행된다.
  둘째, 콘텐츠 혁신이다. 연유가 어찌됐건 현재 대학언론에서 생산하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극히 저조하다. 레거시 미디어들도 살아남기 위해 스타트업 마인드로 무장해 새로운 콘텐츠 유형을 개척하는 중이다. 대학언론도 예외일 수 없다. 도전적 시도를 향한 대학언론 기자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대학별 프로그램 도입이 절실하다.
  셋째, 지역 연계성 강화다. 이는 대학신문이 해당 지역사회의 현안을 다루고 광고도 매개하면서 사실상 지역언론 역할을 수행하는 미국의 사례에 착안한 것이다. 강원도 춘천에 소재한 한 사립대학도 이 모델을 실행해 현재 인지도 높은 지역매체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 사례는 특히 우리 대학에서 면밀히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다. 우리 신문방송사가 혁신의 장도에 오르길 바란다. 대학언론의 혁신이 대학 혁신의 정수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