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이름으로

이민정 기자, 정치외교학과

  '정의의 이름으로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과거 ‘세일러문’이라는 유명 만화의 주인공이 자주 하는 대사이다. 이름은 무언가를 특별히 지칭하는 가장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요소이다. 실제로 이름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가장 첫 번째로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물, 단체, 현상 따위에 붙여서 부르는 말’로 등장한다. 따라서 ‘정의의 이름으로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라는 대사 중 정의라는 이름은 다른 것과 특별히 구별되는 어떤 현상이다. 뒤이어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라는 행위 역시 다른 행동과 구분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그럼 문장을 조금 바꿔보자. ‘기자의 이름으로’ 문장을 시작한다면 뒤에는 어떤 말이 올 수 있을까? 
  기자는 대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만 해도 기자를 꿈꾸지 않았다. 당시 꿈이랄 것도 없었고 정치외교라는 전공을 어떻게 살려 직업을 가질까를 궁리했었다. 물론, 요즘은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갖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 애써 공부한 정치학과 외교학이 아깝게 느껴졌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공무원도 생각해봤고, 일반 기업에 취직할까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마땅히 내 길이라고 여겨지는 일이 없었고, 부모님은 공무원이 안정적이라며 공시(공무원 시험의 준말) 준비를 재촉했다. 등 떠밀리듯 서점을 찾아 공시 책과 시험 일정을 알아보던 중, 기자의 눈에 띈 건 ‘언론고시’와 관련된 책이었다. 언론고시라는 말조차 익숙지 않았던 기자는 언론사 시험이 그만큼 어려워서 고시라는 말이 뒤에 붙었다는 것과 그 외 보통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시험을 치러야 하는지 등을 알게 됐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기자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진실과 맞닿아 있는’이라고 수식된 충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를 보고 지원했고, 실무적인 것을 배우고자 지금까지 언론인으로서의 일을 배우고 있다. 당시, 면접에서도 언급했었는데 기자는 '진실'이라는 포스터 문구에 감명받은 것 같다.
  충대신문 기자의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무엇을 배웠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하기 난처할 것 같다. 사실 정확히 무엇을 깨달았는지 기자는 아직 모르겠다. 힘들었던 것과 배운 것이 비례한다면, 말할 것은 수도 없이 많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여기저기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것도 힘들었고, 열심히 쓴 기사의 고칠 점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취재 중 인터뷰 거절은 물론이고, 불편한 내용의 기사를 신문에 담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과의 마찰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힘든 점이 ‘기자의 이름으로’의 걸맞은 것들일까?
  여전히 배우는 과정에 있는 기자는 정확한 답을 얻지 못했지만 처음 언급했던 것처럼 기자로서 다른 것들과 구분되는 것은 아마 ‘진실’일 것이다. 충대신문에 지원하게 된 계기도 앞서 등장한 것처럼 ‘진실과 맞닿아 있는’이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구색만 맞춘 그럴듯한 거짓말은 진짜 기사가 될 수 없고 가짜 보도, 가짜 뉴스에 불과하다. 최근 많은 정치ㆍ사회적 사건들을 통해 학우들 역시 진실한 뉴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에게 ‘기자의 이름’에 어울리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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