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시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윤동주의 ‘서시’입니다. 사실, 본 시의 제목은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 격의 제목이 없는 시였는데, 사람들이 이 시를 서시라고 불렀고 후대에도 그냥 그렇게 불리게 된 것입니다. 또, 이 시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시어 ‘하늘’, ‘바람’, ‘별’이 본 시에 순서대로 나오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시’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간에 이 시는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임은 틀림없습니다.
  이 시는 아름다운 자연물을 단순한 언어로 인간의 고뇌를 드러낸 명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동주는 현실에서 오는 고뇌와 시련 속에서, 자기 성찰의 자세를 보이며 시를 통해 신념을 다지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별, 바람’ 등의 자연물을 통해 시인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별은 천상세계에 속하고 바람은 지상 세계에 있는데, 시의 마지막에 별이 바람에 스치는 것은 두 세계사가 만나는 것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는 해석이 존재합니다. 또, ‘바람’은 시인의 불안과 고통을 상징하기도 하고, ‘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라는 구절을 통해 시인의 결벽성을 드러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길’은 내가 걸어갈 길로, 인생, 운명, 미래의 소명을 가리키고,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는 구절은 시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해야 함이 마땅하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저도 시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윤동주의 ‘서시(가칭)’를 읽고 시인은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시를 사랑하시나요?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모든 죽어가는 것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이 달의 시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김영환(국어국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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